결혼 만 2년 넘었습니다.
신랑을 만난 건 4년이 다 되어 가구요.
결혼 전에도 늘 성격 차이로 싸우곤 했는데
여전히 그럽니다.
싸우는 것도 아니지요.
일방적으로 제가 화를 내는거니까요.
제가 욕심이 많나봅니다.
나는 지극히 감성적이고, 신랑은 지극히 이성적이라서
말 한 마디를 해도 늘 싸움이 됩니다.
말 없고 무뚝뚝하기가 이를 때 없는 신랑과 10분 이상을 대화해 본 적이 없습니다.
늘 짜증으로 끝나고, 제가 상처를 받고...
어제도 역시 그랬습니다.
우리는 아직 아가가 없어서 전 병원을 다니며 배란일을 체크합니다.
전 얼른 아가를 낳고 싶은데 신랑도 그렇다고 하면서 별닥 노력은 안 합니다.
저 혼자만 애쓰는 것 같아서 신경이 곤두서있는데,..
우리랑 비슷하게 결혼한 친척언니의 임신 소식을 들었습니다.
축하할 일이지만 어찌나 속상한지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신랑에게 대책 좀 세워보자고 진지하게 말하려고 했습니다.
신랑은, 아직 젊고 근육으로 다져진 몸의 건강한 31세입니다.
그러나 부부관계에 있어서는 몹시도 수동적이고 의욕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먼저 달려들어야지만,..한달에 3~4번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대화를 하려고 신랑을 앉혔는데, 제가 장난하려는 줄 알고 계속 장난만 칩니다.
그래서 제가 진지하게 잠깐만 가만히 있어봐. 그랬더니, 계속 장난만 칩니다.
너무 화가 나서 "얘기 좀 하려는데 왜 이래!!!" 하고 소리쳤더니,
오히려 화를 내며 "니가 언제 얘기하자고 했어?" 그럽니다.
그래요. 진지하게 대화를 하자고 얘기 안한건 제 잘못입니다.
그러나 신랑은 그런 상황에서 카세트를 만지며 딴 짓을 합니다.
너무 화가 나서 건넛방으로 와 버렸는데 그 동안 삐걱거렸던
성격들과 그의 무심한 표정들, 말투들이 한 번에 떠오르는 겁니다.
저는 그 때부터 제 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창문에 물건을 내 던지고
눈 앞에 보이는 종이들을 찢고
온 집안을 쿵쿵 거리며 빠르게 걸어다녔습니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눈은 뒤집어질 것만 같았어요.
이러다 뭔 일 낼 것 같아서 속옷을 집어들고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샤워를 하면서 화좀 식힐려구요.
그 때까지 신랑은 여전히 카세트만 붙들고 쳐다도 안 봅니다.
욕실로 갔는데, 더 화가 치밉니다.
벽에 걸려있던 액자를 집어 던져 깨뜨리고,
변기 위에 있던 쇼핑가달록들을 마구 찢어서 욕실 안에 가득 던졌습니
다.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니까 그때서야 신랑이 욕실 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라고 소리칩니다.
상관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또 막 집어던졌습니다.
...그리고 다 정리하고 쓰레기도 치우고 몸도 씻고 좀 진정되어서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신랑은 티비를 보고 있덥니다.
또 화가 솟구쳤습니다.
하지만 더 무엇을 했다간 큰 일 날 것만 같아서 침대 맡에 앉아 씩씩대고 있었습니다.
신랑이 들어오더니 이불 속에 앉아서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안해. 잘못했으니까 그만해." 그럽니다.
그 말에 더 화가 솟구쳤습니다.
저를 막 자해하고 싶어졌습니다.'
손톱으로 제 다리를 막 눌렀습니다.
신랑은 뭐라고뭐라고 말하는데 그럴수록 전 화가 솟구쳤습니다.
견딜 수가 없이 분노에 가득차서 옷을 막 입고 밖에 나가려고 했습니다.
현관문을 열려는데 신랑이 나를 잡아 끌며 못나가게 합니다
난 더욱 필사적으로 나가려고 했고 눈에서는 독기가 서렸을 겁니다.
"놔!!!!!" 소리쳤고, 신랑은 우습게도
"지금 시위하는거야? 너 이러는 거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 그만해."
...
나는 내 화를 못 참겠어서 그런 건데, 그렇게 밖에 생각 못하는
신랑의 말이 미치도록 싫었습니다.
"동네 소문 다나겠네."
신랑은 비아냥 거리듯이 중얼거렸고 전 미쳐버릴 것만 같았죠.
머리는 다 풀어헤치고 옷도 반쯤 다 벗겨진채...
정말 미친년 같았습니다.
신랑은 그만 하고 잠이나 자라고..
그렇게 화나면 자기한테 욕하고 자기를 때리라고..
하지만 전 신랑한테 직접적으로 해꼬지를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신랑을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신랑은 "결혼 전에는 좋은 사람인 줄 알았지 이런 사람인지 몰랐네.
신혼초엔 시계를 집어 던지더니, 다음엔 살림살이 다 부시겠네."
그러고 있습니다.
미칠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더 웃긴거는,
그러면서도 전 신랑이 싫지가 않습니다.
보기만 해도, 말투를 듣기만 해도 노이로제 걸린 듯 싫어죽겠는데,
한편으로는 신랑한테 잘 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기만 합니다.
오늘 아침에 신랑이
"미안해.내가 다 잘못했어."
그러는데도 그 표정이나 말투가 그저 내가 화났으니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하는 소리인 것만 같아서 또 화를 냈습니다.
잘못했다고 하지만 변하지 않을 신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 "이젠 믿음이 없어. 당신도 나한테 믿음이 깨진 걸 알아."라고 말했습니다.
전 이제 어떻게해야 하나요.
이혼을 해야 하는지, 서로 참고 계속 살아야 하는지...
이혼을 하고 싶은 것도 계속 참고 싶은 것도 아닌 것이 솔직하 제 심정입니다.
저는, 결혼하고 포악해진 저를 어쩌질 못하겠습니다.
내일은 정신과 병원이라고 가 볼 생각입니다.
얼마 전부터 계속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좀 받아야 겠다는 생각.
절 이렇게 만든 신랑이 밉지만,
신랑 때문에 이렇게 된 걸 핑계라고만 생각하는 신랑이 더 싫습니다.
이런 포악성이 제 본성이라고 생각하는 신랑입니다.
.........저 이러다 미친년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