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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았던 임신


BY 연우엄마 2002-03-18

애기 낳은지 이제 8개월이 조금 넘었어요.
억지 분가로 월세보증금 반은 우리돈, 반은 대출하기로하고
계약하고 이사날짜도 잡았는데
애기를 가졌어요. 방금 테스트를 했거든요.

분가하면 아이 맡기고 맞벌이해서 전세 기간내에 대출금 갚고
그 다음에 보증금 올려주게되면 또 대출받아서 해야지 하고
다 계획을 짜놨는데 참 어처구니가 없어요.

잠자리나 자주하고 임신했으면 이렇게 억울하다는 생각도
안들텐데, 얼마전 절대 실수 안했다고 우기며 자신만만하게
안심하라고 하던 남편인데,
피임약 먹으면 생리를 안해서 못먹고, 루프를 하려니 하지 말라고
해서 안했는데...

아이 낳고 싶지 않아요.
유산 몇번하고 아기 낳았는데 또 그 수술대에 올라야하나 생각하면
답답하고, 자는 아기 얼굴 들여다보니 이런 애가 뱃속에 있는데
내가 왜 이런 못된 생각을 하나 싶기도 하고...
중절수술하고 유산후 하는 수술하고 똑같죠?

당연히 낳아야지 하면서도 형편이 너무 한심해서 엄두가 안나요.
몇일전에 분가하기까지로 글을 올렸었는데,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짜 가진거라고는 시아버지가
남편 명의로 잔뜩 받아놓은 1억대의 빚뿐이에요.
그중 절반은 대출이자도 우리가 내요. 지금 시부모님과 사는
이 집은 우리한테 물려주신다고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거든요.
형제가 넷인데 뭘 우리한테만 물려주겠어요. 면목없으니까
말이 그렇지.

이제 분가하면 남편 앞으로는 안되서 제 앞으로 받은 보증금하려고
받은 대출 갚아야할텐데, 연연생 아이 둘을 키우면서 가능할까요?

남편한테 말해야하는데 남편은 평소에 절대 둘째는 안 낳는다고
못을 박아왔던 사람인데 뭐라고 할지 모르겠어요.
아이 낳기 싫어하면서 제가 무슨 자격으로 우는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