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 이제 내 나이 40이 되었다.
징하게 오래 연애를 했으면서도 그 사람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단지 나를 사랑한다는, 그리고 내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을 했다.
그런데 하고나니 집안도 허풍,,, 학벌도 대졸인 나보다 낮은 고졸도
아닌 검정고시 고졸..
그래도 괜찮았다. 얼마나 나를 사랑했으면 저렇게 속여서라도
결혼하려고 했을까.. 그냥 안스러웠다.
결혼후 8년은 참으로 힘이 들었다.
남편의 다혈질적인 성격과 시집의 무대뽀는 나를 새장속의 새처럼
위축되고 우울증에 빠져들게 했다.
위압적이고 독선적이지만 단지 성실하고 능력이 있다는 하나로
그리고 그와 같이 만들어낸 내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나를
지금까지 그의 아내의 자리에 그리고 아이들 엄마의 자리에
머물러 있게 하였다.
세월이 흐르면 사람도 변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화나면 포악적이다 싶을 정도로 길길이 뛰던 그가 어느 순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지난날을 뉘우치며 내게 다정한 남편이 되었고
밑바닥에 깔린 불안감(언제 또 변할지..)위로 난 행복을 꿈꾸는
여자가 되고 있었다.
그렇게 한 2년 정도 행복해 지고 있었나 보다.
그제서야 여느 여자처럼 애교도 부릴 수 있었고
여느 여자처럼 전업주부로 살 게 되었는데.
며칠전 남편과의 다툼은 다시 나를 저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전 그대로의 성질..
감기몸살로 누워있는 내게 화난다고 찬 소주병을 얼굴에 들이붇고
입에서 나오는 욕설은 그냥 안 듣고 싶을 정도의 욕이었다.
이혼하자고 (매번 싸울때마다 하는 소리) 하면서
니 주제에 어떤 놈이 좋다고 달려들겠냐 하더라..
아내의 신체적인 조건을 조롱하고 ?아와서 얼굴에 침을 뱉고
자존심을 갈갈이 ?어 놓았다.
그래... 여기까지 인가 보다.
그의 인내심은..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땅 속으로
꺼지고만 싶었다.
그래.. 이혼해 주마..
아이들을 데려오곤 싶지만 내가 키우는 것보다는 남편이 키우는 것이
경제적으로 아이들에게 나을 것 같으니 주고 오고 싶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이혼 서류를 준비했다.
그랬더니 한마디 말도 없이 아침에 노트 서너장쯤 되는
용서를 비는 편지를 남기고 출근했다.
자기가 미쳤던 모양이라고
왜 그리 너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지 자신이 증오스럽다고..
좋은 남편이 될 수 있게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그렇게 썼는데 눈물이 나질 않는다.
이렇게 쓴 각서와 편지가 그동안 수십장에 이른다.
결국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생각하면 싫어도 나를 아이들을 위한 거름으로
생각하고 희생하며 그냥 지나쳐야 하는지.
지금이라도 이 절망감에서 나만이라도 끄집어내야 하는 것인지..
아이들과 헤어지는건 내 지금까지 삶의 전부를 내어준채
껍데기로 돌아서야 하는걸 알기에 한없이 눈물만 나온다.
어찌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