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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를 무시하는 남편


BY 비 2002-03-26

저희 친정은 어렵게 삽니다.
지금은 아빠께서 꾸준히 일하시고 매달 일정액의
급여를 가져오시지만 이년전만 해도 엄마에게 급여라고
주기는 커녕 혼자 벌어 고스톱에 다 날리시는 그런
아빠였습니다. 아니 빚 지고 들어오시면 엄마가 일해
갚아나가곤 했습니다.
그러니 친정이라곤 3천만원 전세가 다인 정말 심난한
상태입니다.
그래도 저 출가하고 남동생 대학 졸업하고 나니 또한
뒤늦게라도 철든 아빠를 생각하니 그래도 다행이라고
여기며 희망을 갖고 삽니다.
그런데 요즘 친정 부모님께서 동생 학자금을 비싼 이자를
주고 대출해서 쓴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동안 들어오는 돈으로 계를 부으셨고 마지막에 계를 타서
빚을 갚으셨으니(아빠가 이년전에 갖고 오신 빚이었습니다)
사실 동생 학자금은 빠듯했겠지요.
그래서 제가 우선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아 8백만원을 먼저
갚아드리고(이자라도 줄이려고요..) 다달이 5십만원씩 받기로
엄마와 얘기가 됐는데.. 문제는 남편한테 입이 떨어지지
않더라는 겁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넘게 끙끙대다가 어제
용기내어 퇴직금 중간정산 받으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마침 퇴직금 중간정산이 올해는 열명으로 제한됐다며
이젠 안된다고 하는겁니다.(저흰 사내부부거든요 남편은
퇴직금 중간정산 담당자이구요)
난감하더군요.. 맘고생하다가 힘들게 꺼낸 얘기였는데
예상 못했던 일이 생긴데다 남편은 그 뒤로 이렇게 얘기하는겁니다.
냉랭한 목소리로
"얼마가 필요한데? 얼마가 필요하시데? 내일 당장 네
이름으로 은행가서 대출받아"
"아님 퇴직해서 그 돈 다 드리던가"하는 겁니다.
난 순간 눈물이 나오려 하길래 아무렇지 않은듯 뒤돌아
눕고는 "왜 갑자기 중간정산 안된다는거야? 하필 이럴때.."
했더니 남편은 짜증스럽다는 목소리로 "무슨 빚인데?
얼마나 필요하시다는데" 묻는겁니다.
학자금 대출 받아서 이자가 좀 비싸다고 했더니
거짓말 하지 말라고 다그치더니 곧 "뭐하러 그런 비싼
이자를 주고 빌리셨데? 장인은 호구냐? 병신이냐?"
이러는 겁니다.
님들!! 제가 오늘 글을 쓴 이유를 짐작하시겠지요.
정말 기가 막히더군여.
저희 친정 아빠가 가족들 힘들게 하고 무책임 했음은
변명할 여지가 없지요.
허나 저 결혼 이년동안 저희집에 손 벌린 적도 없고
환갑이 다되가는 연세에도 택시운전 하시며 맘 잡고
사시는 분입니다.
사위한테 해주는것 없어서 늘 미안해 하시고 어려워
하시는데 아무렴 저희 친정에서 제 퇴직금 빌려달라고
했겠습니까? 저한테 얘기안하시느라 비싼 이자 주면서
학자금을 빌렸길래 알면서 모른척 한다면 자식이 아니지
싶어서 그러는거 아니라는 엄마말에도 남편이 퇴직금
드리라고 했다며 안심시킨건데..
자존심 상하고 또 남편 성격을 알기에(은근히 친정 무시
하는것) 말못하다가 꺼낸 얘긴데 남편은 그런 내 맘을
헤아리지는 못하고 화를 내더니 장인을 그리 말합니다.
병신이라니요.. 더 기가 막힌건 그게 할 소리냐고 하니까
아무렇지 않은듯 모르면 물어보던가 할 일이지 학자금이
얼마나 된다고 비싼 이자를 썼느냐며 그 말에 사과는 커녕
당연한 얘길 한듯이 제게 뭐라고 합니다.
남편은 시아버지에게도(어머니는 물론 자식들도 아버지라고 생각
안하고 삽니다)
자주 욕을 합니다. 시도때도 없이 욕할때마다 아무리 그래도
아버님께 그러면 안된다고 해도 버릇처럼 욕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걸까요? 예전에 저랑 싸울때도 제게 욕을 하더군요
노트에다가도 제게 욕을 마구 써대고..
밖에서는 남편을 더없이 한결같고 예의바르다고 칭찬을 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거침없는 말로 해댈때는 평소에 남편의
생각이 저를 무섭게 합니다.
어디다가 하소연 하기도 챙피할 정도로 말입니다.
폭력도 상처이지만 말로써 주는 상처도 남편을, 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임을 남편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요?
님들!! 전 복잡한 시댁문제도 어려운데 저를 무시하는 남편도
이해하자니 가슴이 아픕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