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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잘 하는 것도 타고나나 봅니다.


BY 살림잘하고 싶은 2002-03-26

저 아래 살림살이 때문에 쓴 글들을 보니, 늙은 이 아줌마 입에서 한숨이 나옵니다. 결혼한지 17년이 되었어도 갖은 풍상 끝에 집한채 없이 사는 사람도 있답니다. 남편이 매일 무슨 사업을 모래성인양 차렸다가 부셨다가 반복하는 사이에 빚은 빚대로 쌓여만 가고, 회사일하랴, 집안일하랴 저만 죽어나네요. 진짜 애들 때문에 살고 있구만요. 그러면서도 열불나는 것은, 회사다녀와서 집안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는 분만 아실거에요. 어떨 때는 꼼짝도 하기 싫어요. 배고파도 밥해먹기 귀찮을 때도 많고요. 애들땜에 할 수 없이 꿈지럭대지만, 어느 때는 정말 우렁각시라도 하나 없나 싶기도 하지요. 월급은 타는 족족 어디다 쓰는지도 모르게 새어나가고, 카드빚으로 사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답니다. 중학생 다니는 애들 둘을 키우다 보니 돈이 모이지 않아요. 학원비만 한달에 50만원이 넘겨 드니.... 정말 사치도 하지 않고, 옷 한벌 제대로 사입은 적도 없는데.. 어느 때는 너무 슬프고 억울한 생각에 우울증도 생겼던 것 같아요. 저번 주에는 큰 마음 먹고 비싼 영양크림 하나 샀다가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거울에 비친 주름진 내얼굴에, 저 얼굴이 젊을 때 그 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니던 얼굴이 맞는지 얼마나 슬펐는지 모른답니다. 하지만, 더 늙을 때를 대비해서 요즘은 한달에 조금씩 떼어서 비자금으로 만들어 놓고 있지요.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로 말이에요.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산답니다. 누가 들으면 겨우 100여만원 비자금으로 우습지도 않다고 비웃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