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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결혼했다.


BY 심난 2002-03-29

남편때문에 너무 화가 납니다.
제 남편 8년 다니던 회사 나와서 사업한답시고 돈 많이 날렸습니다.
우리 집 판 돈과 퇴직금 합쳐서 9천만원과 시댁에서 1억 3천 가지고 왔습니다.1억 3천 중에 8천은 한동안 제가 몰랐습니다.지금 남은건 8천정도 들어서 시작한 pc방 (지금 처분하면 4천도 안됩니다.pc는 한번 중고가 되면 똥값)과 카드 빚 4천. pc방 처분해서 빚 갚으면 거의 제로입니다.지금 사는 집도 보증금 5백에 월세입니다.거의 2억 2천을 날렸죠.
열심히 살려다 그렇게 돈을 날렸으면 제가 아무말 안 합니다.
우리 남편 한순간에 일확천금을 노렸습니다. 주식을 했어요. 주식을 하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가 문제죠.
주식은 여유돈으로 주가가 떨어질때 사서 좀 올라가면 팔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 남편은 생활비로 써야 할 돈 까지 주식에 투자했어요. 그러니 주가가 내려갈때는 마음이 조급한 거죠.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있겠어요.그렇게 주식으로 손해를 많이 봤어요. 그것 뿐이 아닙니다.선배가 음주운전으로 합의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카드로 3천 5백을 해 줬답니다.자기 카드와 마누라카드로요. 제 지갑에서 카드빼내 가고,신분증과 도장까지 가져 가서 제 명의로 카드를 하나 더 만들기까지해서요.저 한테 얘기해 봤자 좋은 소리 못 듣고 선배한테 돈도 못 빌려 주라고 할 것 같아서 몰래 했답니다. 남자들은 그렇게도 자기들끼리의 의리가 중요합니까 마누라 까지 감쪽같이 속이고 말입니다. 그렇게 일을 저질렀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던지요.
다소 지난 일이지만 (1년 좀 지났습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면서 생각하니 또 가슴이 답답합니다. 어쨋던 그건 지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용서를 하려고해도 그 일로해서 지금도 어려운 상황이고 보니 자꾸 남편한테 화가 납니다.그렇다고 대놓고 화를 낼 수도 없습니다. 그건 지난 실수니까요.그 실수로 인해 몇 일 있으면 시아버지까지 모시고 살아야 하니 ... 정말 시부모 모시는 것 만큼은 피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됩니다.경제적으로 또 도움을 받아야하니 제가 몸으로라도 때워야 하는 건지.남편은 뒷감당을 항상 시댁에서 해 줘서 그런지 일은 저질러 놓고 수습을 못합니다.저도 전업주부라 경제적 능력도 없고.그래도 남편이 포장마차라도 해서 우리 힘으로 일어나 보자면 ,그렇게라도 해서 우리끼리 살고 싶은데 남편은 칠순인 시아버지를 모실 사람이 없다네요.핑게이기도 하고 옳은 말이기도 하죠.시부모님은 이혼 상태고 얼마 전에 형님 내외도 이혼했거든요.그리고 시집 안 간 누나가 있어요.그런데 제가 화가 나는 건 형님 내외가 이혼하기 전에도 우리와 사시길 원해서 집안이 좀 시끄러웠어요. 그래서 시누한테 정말 억울한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어쨌든 모시기로 하고 제 마음을 스스로 많이 달랬어요. 처음부터 외며느리였다고 생각하고 이왕 모실거면 마음 편히 생각하자고요.그런데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우울했다가 괜찮아졌다 그러는 거예요. 남편도 불쌍해서 용서하고 잘해 주기로 했다가도 또 작은 일에 짜증이 나서 너무너무 밉기도해요. 시아버지 하고는 큰 충돌이 없었기 때 문에 감정이 없는데 시누한테는 감정이 많아서,시누가 미워서서라도 아버님을 잘 모시고 싶지도 않고,남편하고는 언젠가는 갈라서고 싶어요. 이렇게 얘기하면 친군 시누 때문에 니 가정을 깬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그러더군요. 맞긴 맞는 얘긴데요 남편하고도 그렇게 살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자식 때문에 사는 거죠. 그래서 전 요즘에 이혼율이 급증한다는 뉴스가 나올때 마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프랑스에서는 이혼 가정의 자녀가 워낙 흔하기 때문에 ,애들이 부모가 이혼했다는 것으로해서 삐뚤어 진다든지 하는 것은 없다고해요.우리나라도 서로 안 맞는 부부가 자식 때문에 억지로 안 살았으면 좋겠어요.그리고 이혼 후에도 자녀 양육에는 부모 모두가 적극적이라면 억지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보다 낫지 않을까 싶고 제가 요즘 생각이 많네요.지금 우리 둘째가 대학만 들어가면 이혼할거라는 생각도 하는데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지면 그 시기가 빨리 올지도 모르겠습니다.좀 더 살아보고요.
결혼생활이 쉽진 않네요.가슴이 답답해서 몇 자 적었는데 더 심난합니다 .위로 말씀 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