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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같은 드라마


BY 한심해요 2002-03-30

앞에 쓴 글에서 드라마속에서는 왜 다 합가하느냐는 글을 읽고 넘 동감이예요. 당연히 데리고 살면서 그 은혜에 감복한다는 계몽성에 정말 신물이 납니다.

아주 오래된 MBC의 전원일기같은 드라마를 한번 보면 더욱더 구역질이 납니다. 매끼 온 식구의 밥상을 한 방안 차려바치고 치워야 하는 맏며느리, 과연 친정이나 갈까요? 어쩌다 친정을 가게 됐는데, 어려운 일에 봉착한 둘째 며느리. 그걸 어찌어찌 알고 뭘 줘서 보내든가 결정적인 도움을 준 시부모께 감읍하는 둘째 며느리. 거기에 있는 여자들은 자기자신을 위해 산다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할 것 같고, 하다 못해 외식도 감지덕지. 그저 억척이나 떨고 저금이나 많이 해야 미덕인 양 보이고 있으니, 같은 여자 입장에서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예전엔 몰랐는데 며늘 입장에서 한번 보세요. 거긴 완죤 할매들의 천국이지요. 현실이 워낙 안그래서 계몽하자는 것인지...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리고 있는 여성상이 다 그 모양인지 모르겠네요. 요즘 <매일 그대와>라는 드라마에서 약혼하고 유산했다는 것 들키고 완전히 고양이 앞의 생쥐가 되어 기게 된 며늘도 시부모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입은 걸로 처리되고. 물론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왜 여자는 그렇게 어디서나 죄인인가요. 정말 지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