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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른 남편?


BY 희동이네 2002-04-04

제목을 뭘로 하나 무척 고민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남편의 모습이 저것밖에 없기에...

오늘 남편이 취해서 들어왔다.
그제도 술을 했는데 또 술이었다.
그제는 애인같이 절친한 회사 동기 생일이라 한잔이었고..
오늘은 와서 이야기 해준다나???

갑자기 들어오자 마자 나보고 미국가서 일년살다 올수 있냐 한다.
무슨말이냐고 했더니 기회가 생겼는데, 가고 싶은데, 지금 얼마 안 있으면 둘째도 나올거 같고 그래서..하면서 말을 얼버무린다.
사실 일주일 후면 우리집에 둘째가 태어날거다.
즉..난 지금 남산보다 높은배의 소유자다.
갑자기 나도 정신이 없었지만... 하지만 아이의 탓은 조금(?) 그래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울 남편은 오늘... 그제 생일지난 절친한 회사동기 친구와 하나의 기회를 가지고 경쟁을 해야 했으며 결국 울 남편이 그 기회를 놓친거였다.
남편은 나 듣기 좋으라고 한 이야긴지 모르지만 자기친구나 자기나 둘다 인정받고 있으나 자긴 현재 진행중인 중요한 작업이 있고 그친구는 지금 여유가 있어 여유있는 친구가 가게 된거라 한다.
그리고 과장님이 대신 울 남편에겐 인사고과나 여러가지 면에서 혜택을 줄것이며 담에 그런기회가 생기면 남편을 밀어주겠다고 했단다.
후후~ 난 저말이 진실이라도 솔직히 너무 순진한 울남편에게 화가 났다.
병신같이..어려운일은 혼자 죽도록 하고 그 일 때문에 발목 잡혀 기회도 놓치고..
우리 남편은 현재 자기가 하고 있는 힘든일이 회사로써 중요한일이라고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는다.
하지만.. 힘든일 하는게 사명감 갖을 일일까?

우리 순진한 남편..
회사동기가 정말 자기의 절친한 친구라 믿는다.
하지만 난 결혼하기전 첨 볼때부터 그 친구가 그리 믿을만한 진정한 친구 같지 않음을 느꼈다.
지금 오년째 보고 있지만..

회사 동기 그친구..
일요일 회사 가서도 출근도장만 찍고 도망나오기 일쑤고,
기회닿는대로 회사출근 안하고 요리조리 휴가 알차게 쓰고
돈벌일 생기면 그땐 나서고..특근인 날도 몰래 빠져나오기 일쑤고..
근데 울남편..
회사에 자기부서에서 과장님 담으로 출근하고
근면성실 면에선 절대 뒤짐이 없고
남처럼 몰래 한번 도망나오기 힘들고
맨날 바른생활 사나이 마냥 회사에서 전화오면
다 받아주고 더 심한경우엔 저녁 11시에도 회사로 향한다.
그러니 어렵고 힘든일은 항상 저사람 차지고
그리고 어찌그리 어려운일도 처리를 잘하는건지 맨날 힘들고 어려운일만 맡는거 같다.
거기다 울남편 지금 작년에 남은 휴가도 다 못썼고 올해 휴가는 언제쓸고..(요즘은 휴가 안쉬면 돈으로도 안준다.)
바보......

남편의 말에 속상했다.
우리 남편은 항상 저렇다.
난 잠시전 그 회사동기나 그 식구들의 나쁜점에 대해 미주왈고주왈 이야기했다.
울 남편은 동조보단 그 동기를 감싸는 말이나 한다.
그 친구도 회사생활 열심히 한다는거다.
열심히 하는사람이 맨날 회사에서 몰래 도망이나 나오고
있는휴가 없는 휴가 다 챙겨서 써먹구
특근이나 생겨 돈 많이 주는날만 꼬박꼬박 출근하나?(그것도 도망나오지만..)
어휴~ 속터져..

우린 좋은일 있으면 말 안하고 참고 산다.
저 동기네 와이프.. 그 사람 뿐만 아니라 저 와이프도 자기네 좋은일만 있으면 동네방네 다 소문내고 다닌다.
이번엔 뭘로 소문을 낼까..
아주 사소한..자기집 딸 어린이집도 최고로 좋다 떠들고 다니고..
암튼..소문내기 좋아하고 자랑하기 좋아하는 저 부부..
아..스트레스 받는다.

내가 남편에게 그리 바르게만 살지 말라 이야기를 수시로 했었다.
그 동기가 내년승진시에 너의 상대가 될수 있다고..
울남편..그런거에 연연하지 않는건지..내말 귓전을도 듣더니..
어찌되었던 이번기회는 놓쳤다.

그러지 않아도 그 와이프..
좋다는거 다 하고 싶은사람인데
아마 미국가서 애낳아서 시민권 얻어온다 할지 모른다.
저번에 그런거 못해서 무지 아쉬워하면서
자기남편 능력 없어 속상하다 했는데..
욕심이 많아야 하늘은 들어주시나???
암튼..그집은 지금 축제분위기 일꺼다.

난 솔직히 우리나라 떠나는게 두렵다.
하지만..남편의 저런모습은 가서 살기싫은 남의땅가서 살고 오는것보다 더 싫다.
좀 사람이 너무 바르게만 ..정도로만 살지 말고..좀 다르게 살수 없을까???
저렇게 살다 또 맘에 상처입을 저 사람을 생각하면 맘이 안 좋다.

내가 보기엔 사람은 사회생활 하면서는 바르게만 사는게 최고라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남편은 우직 그 자체다.
암튼..울 남편은 바보다.
아..속상하다.

남편의 바보같은 모습 보기 싫어 저녁내내 눈도 안 마주쳤다.
지금도 저사람의 모습이 보기 싫어 잠도 안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