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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많은 남친과의 결혼은 힘들다.


BY 천안신부 2002-04-09

날카롭게 지적해 주신 분, 또 위로해 주신 분들. 정말 많은 리플 달아주셨죠..
어제 남친과 밤에 통화를 했습니다. 어제는 둘 다 야근이라 저도 집에 가니 11시가 넘더군요. 남친도 9시쯤 집에 온 것 같고...
말 할까 말까 하다가 그냥 했습니다. 꼭 하고 싶은 말 있다고 했죠. 해보라고 하더군요.
곰퉁이처럼 얘기했습니다. 살살 여우처럼 꼬신 게 아니라 곰퉁이처럼 얘기했어요. 천안에서 다니는 거 너무 힘들겠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고. 결론은 어머니 때문도 아니고, 단지 돈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수원에서 둘다 다니면 교통비로 애매하게 두 사람다 몇 십만원씩 깨지고 피곤하고. 또 지금 시골 아파트는 어머니가 융자끼고 얻은 것이니 저만 내려오면 돈 걱정 없이 그냥 살텐데...하면서요. 돈만 있으면 올라가냐..그것도 아니죠. 남친은 자기 하는 일에 불만이 많아요. 한마디로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다니는 생계수단이죠. 저와는 좀 다릅니다. 그런 회사 다니면서 수원서 회사까지 20~30만원씩 기름값 날리면서 다니기는 싫데요. 저는 제가 좋아서 다니는 회사니까 차라리 덜 억울하니까 제가 교통비 들어가는 편이 더 온당하지 않냐는 말이죠.
그렇게 서울서 다니는 게 싫으면 때려 치우래요. 누가 너 돈 벌어오라고 등떠민 사람 아무도 없다고. 그까짓 45만원(생활비, 제 용돈, 차리 다 제하면 이 정도 남을 것 같은데) 없어도 사는 돈이라구요. 그거 버느라고 서울 직장 다니네 하고 유세떨면 못참는데요.
어머니도 그랬다네요. 걔가 유세떨면 가만 안있을거라구. 좋으신 분인데 시어머니는 어쩔 수 없나보죠.
어제는 제가 그랬죠. 처음에 사실은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서울서 출퇴근하면 오빠도 나한테 기대하는 거. 또 어머니가 기대하는 거 반으로 줄이라구요. 기대 말라구요. 이 말에 흥분한 거죠. 쌍소리에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저한테 욕한건 아닌데 암튼 분해하면서 쌍소리를 했어요. 저도 한 성질 하니까 이말에 이렇게 대응했죠. 나 일요일날 늦게까지 자겠다. 피곤해서 일어나 어머니 밥못차려드리니까 결혼전에 약속할 건 약속하자. 그 말에 절대 못한다네요. 일어나서 며느리니까 밥 차리래요. 청소하고. 물론 남친이나 저나 흥분상태에서 서로 자존심이 짓밟혀 이렇게까지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감정적으로 저도 너무 한다..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너무한다고 그랬죠.
자기랑 엄마랑 니가 가만히 있으면 불쌍한 줄 아는데 니가 그런 식으로 자꾸 확인하려하고 유세떠니까 꼴보기가 싫데요. 꼴값이다...이런 식으로 얘기했어요. 정말 제가 사랑한 사람이 맞나 싶게 극도로 흥분해서 저한테 이렇게 막 퍼붓더라구요.
그래서 난 피곤해서 못한다 했더니 그럼 직장 때려치면 되지 않냐고.
그 직장 왜 다니냐고. 니가 좋아서 다닌다하면서 그런 식으로 유세 떠는 걸 보니 제가 정말 이기적이래요. 누가 이기적인지 모르겠더라구요.
니가 좋아서 다니니까 이기적이다.그깟 몇 푼 돈 벌어봤자 가계에 보탬도 안되는데 왜 유세떨려구 벌써부터 그러냐..
기가 막히더군요.
사람이 너무 한다 싶게..저렇게 포악스럽게 나오는데.
제가 그랬죠. 나중에 손찌검도 할 사람이라고. 그렇게 쌍소리 하는 걸보니. 저희 아버지 돈도 그렇게 많이 벌지는 못하시지만 또 아주 평범한 아저씨지만 한번도 엄마나 저한테 욕..또는 폭력적인 말이나 행동 보이시지 않으세요. 아무리 화가 나도 꾹 참으시고 다독거려주시죠. 여자는 그런 맛에 남편이랑 사는 거 아닌가요. 누가 그러셨죠. 어설프게 집안차 학력차 얘기하지 말라고. 집안 환경이 너무 중요한 것 같고.
이렇게까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산산히 깨어진 지금. 깨진 그릇 다시 붙여봤자 물샌다는 느낌이구요. 제가 남친과 헤어지지 못할 지도 모르죠. 바보처럼. 바보처럼....
정말 머리가 터질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