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래 남편 여자 친구 만나러 간다는 님의 리플중
너무나 공감가는 얘기가 있더군요.
속상해님이셨던가.
8년전 남편의 여자로 인해 너무도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었죠.
드센 시어머니를 대동해 그녀의 오피스텔을 덮쳤어요.
한사코 시누와 시어머니가 너는 차에 있어라 하는 데도
저는 그녀가 너무나 궁금했어요. 내 남자를 눈 멀게하고 나를 이리도 비참하게 만든 그녀가...
결국 따라 올라갔죠.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보이는건 내 남자의 흔적...
눈 나쁜 남편이 주로 쓰던 렌즈용 식염수며,
화장대 위의 나와 해외여행 갔을 때 찍은 남편의 독사진....
눈이 뒤집히기도 전에 그녀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과 마주쳤을 때,
한없이 작고 움추러들던 저.
세월이 흐르고 남편은 이미 돌아와 누구보다도 착실한 남자가 되어있지만
저는 아직도 악몽을 꾼답니다.
그토록 아름다웠던 그녀와 내 남자의 키스...섹스...
아직도 상상속에서 괴로워하죠.
딱 한번 봤을 뿐인데도 지금까지도 너무나 선명히 떠오르네요.
그날, 시어머니와 내 앞에서 사죄하며 눈물을 떨구던 까맣고 맑은 눈망울과
부르르 떨며 겨우겨우 말을 이어내던 윤기 흐르던 입술....
이미 그녀도 30을 훌쩍 넘긴 아줌마의 나이가 되었겠지만
그래도 나보다는 아직 젊음이 남아 있을거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나는 여전히 그녀의 환영앞에서 초라해진답니다....
차라리 그날 시어머니와 시누만 올려보내고 말았어야했는데
순간의 궁금함이 이렇게 오랜 시간을 힘들게 할줄은 몰랐어요.
차라리 평생을 궁금해만하다가 조금씩 잊어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걸
남편의 여자가 궁금한 분들에게 꼭 일러두고 싶어요.
내 머릿속에서 그녀의 잔상에 대한 기억만은 지우고 싶어요.
뇌의 그 부분을 도려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