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할머니가 눈 길에 넘어지셔서 누운지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워낙 엄살도 심하고 그런 일이 자주 있어서 금방
일어나시겠지 했는데 3개월째다.
우리 엄만 워낙 시집살이를 한터라 할머니의 병수발을
너무나 싫어하셨다.
나도 결혼을 하고 보니 그런 엄마를 100% 이해하지만
평소에 깔끔하시고 정정하시던 할머니는
온데간데 없고 기저귀 차고 나날이 야위어가는 모습에
많이 슬폈고 친정에 가면 할머니 옆에 늘 있었다.
엄만 그런 나의 모습을 무척이나 싫어하셨다.
왜냐면 어렸을 때 할머니가 나까지도 무지 구박하셨기
때문이다. 많이 때리기도 했다.
근데 핏줄이 뭔지! 지금도 옛날 일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지금 할머니의 모습만 마음 아프다.
많이 드시지만 자꾸 야위어간다.
주변에선 돌아가실 때가 되면 먹어도 마른다고 한다.
그런 할머니가 요즘은 물종류만 드시고 기력이 완전히
떨어지셨단다.
사실 그렇게 누워서 계시느니 차라리 할아버지 곁에
가셨으면 하고 생각도 했는데...
할머니 기저귀 한 번 안 갈아주고 할머니 방에 자주
들어가시지도 않던 아버지가 오늘은 할머니 보고
우셨단다.
엄마도 할머이에게 닫혔던 마음이 많이 풀리셨다.
예전처럼 할머니가 밉지 않단다.
이대로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내가 생전에 못했던것만
자꾸 생각날 것 같아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