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니 옛 생각이 나네요.
그 친구는 같은 고등학교를 나오고 같은 회사를 다녔습니다.
학교다닐때는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회사를 다니고 보니 그냥저냥 알고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친구는 회사에서 한 남자를 만나 사귀게 되었습니다.
키도 크고,운동도 아주 잘하고,일도 열심히 하는 괜찮은 사람이었죠.
주위에서도 다 알고 인정해 줄만큼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결혼할때까지 친구를 지켜주었고 몇 년이 지나 결혼을 했습니다.
저도 결혼식에 갔었죠.
너무 잘 어울려서 부럽더군요.
커다랗고 아름다운 눈을 가진 신부와 늠름하고 멋진 신랑.
우리들은 행복을 빌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어느날,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친구의 언니였습니다.
친구와 연락이 되거나 만난적이 없냐구요.
그사이 저는 직장을 옮겨서 그 친구와는 연락이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구나. 하는 직감이 들더군요.
그 언니는 대충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었는데...
며칠뒤 다른 친구에게서 그 친구의 일을 알게되었습니다.
결혼후 집에 있던 친구는 어린이 도서를 방문판매하는 곳에 취직을 했답니다.거기서 한 총각을 알게되었고 바람이 났었답니다.
자기 짐과 돈을 챙겨 그 총각과 야반도주를 한 거지요.
집에서는 사람이 없어졌으니 혹시 잘못된건 아닌지 난리가 났었다네요
사실을 알고보니 그 남자랑 지방 어느 여관에 숨어서 동거를 하고 있었답니다.뱃속에는 벌써 그 총각의 아기가 자라고 있었고.
그 신랑 거의 반 미치광이가 되었답니다.
여자라고는 그 친구밖에 몰랐고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으니 그 충격이 어땠겠어요.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고 이혼했답니다.
친구가 신랑이랑 살 수가 없고 그 총각을 너무 사랑하니 헤어져 달라고요.
집에서 귀염만 받던 친구는 시댁과 갈등이 심했다네요.
뭐든 자기 맘대로 하고 크게 책임지지 않아도 언니 오빠가 다 알아서 해주었는데 장남인 신랑하고 결혼해보니 결혼전과는 많이 달랐겠지요.
시댁에서는 맏며느리 노릇을 기대했을테고 둘만 알콩달콩 살고 싶었던 친구는 생각과 달라서 많이 힘들었었나 봅니다.
그 신랑,잘 나가던 대기업도 그만두고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해서 고향으로 내려갔답니다.
너무 안됐더라구요.
결혼전엔 그렇게 사랑해서 주위 동료들의 부러움을 샀었는데..
그 친구요? 그 총각이랑 결혼해서 아이낳고 살고있다네요.
그 친구의 사정을 다는 모릅니다.
제가 모르는 어떤 이유도 있겠죠.
하지만 자기를 그렇게 사랑하던 남편을 버리고 어떻게 다른 남자랑 도망가서 살 수가 있는지.
시댁과의 일이 힘들다고 누구나 다 바람피는것은 아니쟎아요.
한번도 어려운 일 없이 살던 친구가 시댁과의 어려움이 생기자 해결할 노력도 없이 회피해버린 결과밖에 더 되겠어요.
그 신랑분, 다 잊고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생 가슴에 아픔으로 남아 있을것 같아 비 오는 이 아침,홴지 쓸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