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90

아버지가 그리워지네요.


BY 눈물나는 날 2002-04-25

남편과 말다툼 끝에 잠들려니 아버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 힘든 시절 10살 8살 6살짜리 우리를 지금에 창경궁에
동물구경시키는라 당시 가난한 살림이라 도시락도 없이 우린 어린이날이라고 신이나서
그 많은 인파들 사이에 떠밀리듯이 아버지와 동물구경을 했습니다.

어린맘에 피곤함도 있고 배고픔도 있고 일년에 한 번 있을까하는
이 멋진곳이 그리 신이 나던지 오후 늦은시간이 됐을 때 아버진
빵3개를 들고와 점심먹으라고 주었습니다.
당신께선 별로 먹고싶지 않다며 외면하면서 주던 빵을 다 먹고는 옆에서
김밥과 여러 음식을 싸온 가족을 쳐다 보던 우리에게
너무나도 슬픈 얼굴로 "너희들 많이 먹고싶지" 어린맘에도
아버지가 안쓰러워 아니라고 하나도 안 먹고 싶다고 했는데
그 말이 아버지에게 얼마나 더 가슴 아픈 말이 었을까 싶네요.

아버지.....
살아 게실때 왜 이런 생각이 안나고 그리 미웠을까요.
잔소리 많으시고 평생 큰돈한번 못버시고 결국 엄마를 직장으로
내모시고 살림하시는 아버지를 너무미워했지요.
종심의 나이에 이르러서는 병환과 치매때문에 엄마를 힘들게해

얼마나 돌아가시길 바랬는지 해드린것도 손한번 잡아드리지도
못하고 원망만하고 ..치매끼 때문에 거꾸로 쓰신 안경보고 웃어대고 왜 이리
못난 딸인지 ㅜ.ㅜ

무섭기만하다가 무너진 아빠를 비웃기만 했던 제가 오늘은 정말
그 철없던 시간에 후회의 눈물만 흐릅니다.

쪼잔하다 무능력하다 화만 잘낸다.했는데 ......
이젠 엄하고 자상한 부정으로 다가오는지.......
아버지도 나에겐 그리움과 가슴아픔을 주는데 사이가 좋던
애아빠와 시아버진 어떠할까요.
나의 속상함으로 시아버지 집에 이번 달이라도 안갔으면 하고
말다툼 하던 내가 한심한 사람같네요.
시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신다면 얼마나 나를 원망하고 그리워할까
싶어 다툼의 시간이 후회가 되네요.
아버지
아버지 생각하면서 다시 말해야겠죠
당신이라도 가 달라고.. 너무나도 아버지와 다른 모습에 진저리가
나고 정말 새어머니가 들어오면 아빠가 계부된다고 한다는 말을
되새길만큼 철없는 시아버지래도 남편의 소중한 아버지기에
혹시라도 나만큼 돌아가신후 아버지를 그리 워할것같아 제가 양보해야
겠지요..
이제 마음이 많이 안정이 되네요,
아버지 ..편안하세요... 앞으로 긴 긴시간후에
저희들을 만나겠죠.
저 잘하고 살게요. 걱정안하시죠.
유일한 저의 후워자이자 지지자 였다는걸 왜 지금에서야 아는지 ...
아버지........... 정말 정말 편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