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심란해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있습니다
울남편
어제는 퇴근해서 집에 왔는데 뭐가 그리 좋은지 잔뜩 신이 났더군요
이유인즉
회사에서 이번에 근무하는 조가 바뀌는데
그동안 가고싶어서 안달하던 곳으로 가게 됐답니다
당연히 좋겠지요
하지만 저로서는 걱정이 앞서네요
이번에 가게 되는 그 조는요
성격도 좋고 유대감도 좋고 일들도 잘 하는 반면에
날이면 날마다 회식에다 술마시는걸 엄청 즐기는 사람들만 모였거든요
그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정반대로다가 영 어울리지도 않고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직행하는 사람들만 있어서 남편 불만이 많았구요...
술마시며 남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남편인지라
이젠 허구헌날 술먹고 노느라 늦게 들어오고 속을 썩일게 뻔해요
아니
동료들이랑 술마시고 노는것까지는 이해할 수있어요
진짜 문제는
그 사람들은 여자들이 술시중 들어주는 술집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울남편이란 사람은요
좀 특이한 남자라서 딴남자들 다 좋아하는 그런 여자들 있는 술집은 별로 안좋아하고
탁 트인 잔디밭 같은데 앉아서 술마시고 이야기 하는걸 더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어쩌다 회식이 있더라도 1차로 밥먹고 2차로 노래방 가면
남들 3차 갈때 혼자 몰래 빠져서는 집으로 도망오곤 했는데요
그동안은 다들 눈감아주고 그럴수 있다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 가게 되는 그 조원들한테는 안통한다는 겁니다
만약 그랬다간 회사 생활이 고달플 지경으로 될거래요
그동안의 남편 행실로 봤을때야 앞으로도 믿고싶죠
하지만
까마귀들 노는 곳에 백로가 꼈다가 얼떨결에 분위기에 휩싸여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타락하지는 않을까 염려되네요
더구나
울남편은 여자들이 아주 좋아할 스타일이라서
결혼후 배가 나온 아저씨가 된 요즘에도 여자들이 힐끔거리며 쳐다볼 실력은 되니까 섹시한 울남편을 술집 여자들이 가만히 놔둘리가 없을거구요
더더구나
저는 요즘 임신중에 입덧을 심하게 하느라 매일 머리는 귀신처럼 산발을 해서는 골골거리며 누워만 있고
남편의 그 욕구도 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열악한 상황인지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이런 경우 저는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요?
무슨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그동안 너무도 성실했던 남편이기에 배신을 당하진 않을까 불안감에 견딜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