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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쟁이 남편.......


BY 돌이킬 수 있다면 2002-04-25

제목에 남편이란 말조차 남부끄럽고, 또 끔찍하게 싫습니다.
어쩌다가 이런 인생을 살고 있는지 돌이킬 수도 없고, 만약 돌아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말 그대로 남편은 욕쟁이 입니다. 때를 가리지도 못하고 또는 상황을 분간도 못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욕을 내뱉습니다.
전 임신 중반인데도 어제 새벽부터 욕을 들어야 했고, 임신초기에도 또 임신말기에도 욕을 들으며 살 것이며 앞으로도 이대로 같이 산다면 계속해서 욕을 들어가며 살겠지요.
이 일을 어쩌면 좋을지 절대 울지 않으려고 다짐을 했건만, 지금 이 순간 갑자기 너무나 서러워 눈물이 나오고 마는군요.

이제는 나도 좀 적응도 하고 익숙해 질 만도 할 때이지만, 들을 때마다 왜 이렇게 정신을 가다듬기가 힘들 정도로 죽을 맛인지, 이젠 이런 내 자신도 지치고 싫습니다.
자기 부인한테 욕 잘하는 남편,아직 세상에 많이 남아 있는 편인가요.
제 나이가 많은 세대라면 또 모를까요. 못배우고,힘든생활때문에라도 그렇다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까........아니지...그것도 말도 안되지만.....
서른 중반밖에 안되고,소위 꽤나 많이 배운사람이라는 입에서 그렇게 험하고 절대 해서는 안되고 또 내가 어려서 듣도 보도 못한 욕을 이 사람과 살면서 그 동안 실컷 듣고 살았답니다.

그러면서 왜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살고 있냐고 물으실 분도 계시겠죠.
글쎄 말입니다......
돈없고 무능력해서 라고 말한다면, 답답하다고 하실런지......

왜 내가 자기하고 같이 잠자리도 힘들어 하고, 같은 자리에서 자는 것 조차 불편해하는지 어리석게도 이 사람은 모릅니다. 아니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사실 이렇게 점점 남편이 싫어 지는 것이 분명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썩 좋지 않은 일이 벌어 질 게 분명하다는 것을 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젠 어떤 극단적인 상황에 들어가게 된다고 하여도 전 각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임신 전에는 이런 상황이나 어지러운 정신상태를 알콜로 달래곤 하였습니다.
아마 난 또 출산을 하고 나면 그런 생활로 돌아갈 게 뻔 합니다.
이러다가 온전한 정신상태로 살아가게 될 지 그게 두려워집니다.

어젯밤 모처럼 같은 방에서 또 다른 아이와 같이 셋이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요즘 감기몸살로 많이 앓고 있는데, 밤새 남편이 뒤척이면서 잠을 자는 바람에 아이나 나나 예민하기도 한 탓이겠지만, 잠을 좀 설쳤습니다.
아이가 새벽 4시쯤 일어나서 우유를 찾는 통에 남편도 깨고 저도 깼지요. 그래서 그 틈을 타서 남편에게 ,너무 많이 뒤척이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피곤하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
(그 사람이 화낸 이유일테지만-부드럽지 않았다는 어투- )
그랬더니 대뜸,그러면 나보고 어쩌라는 것이냐며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서 씨발년이..... 하면서 연달아 지껄이더군요.
대략 이렇습니다. 분명 제가 별 일 아닌 일에 너무 호들갑을 떨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지금도 갑자기 현기증이 나고 어지럽군요.
이만한 일이 화낼 일인지, 또는 더더욱 욕을 할 일인지, 제가 어지러워서도 못살겠습니다.
아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 참아야 하나요?
그렇담 정녕 어쩔 수 없는 일일까요?
내가 정상적인 상태에 있는 것도 아니고.....이런 말을 해서 뭣할까하는 생각이 드는 군요.

이런 얘기를 담아 이런 곳에 알렸다는 사실을 알면, 아마 자기를 망신시켰다고, 명예 훼손으로 고소할 사람이지만 이젠 그렇게 하겠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젠 제가 어느 누구에게도 챙피해서 하지 못한 얘기를 이렇게라도 해서 조금 후련해 질 수 있다면 이젠 하겠습니다.
언젠가 익명이 아닌 실명을 걸고 이런 글을 쓸 날을 막연히 기대하면서 말이죠.....

아마 그땐 제가 정신이 나간 다음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