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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포기 해야할까봐요.


BY 뽀라줌마 2002-04-30

결혼7년 딸,아들 하나씩있는 둘째며느리예요.
결혼하고 직장관계로 지방에서 살다가 시누와 함께살던 어머니를 1년 6개월 모시고 살았어요.

뭣도모르고, 어머니 모시게되엇는데..
너무 고통스러운 날들이었어요. 둘째가 돌쟁이였는데, 단한번도 보아주시지 않고, 첫째 유치원도 단한번도 데려오시는 일이 없었어요.
외출을 극도로 싫어하셔서, 완전히 갖힌몸이었어요.
그나마 딸아이 유치원데려다 주는것이 유일한 외출이었어요.
그것도 나갈때마다 '어디 들르지말고 빨리와라..'
전화온것을 잊고 안전해드렸는데.. 그게 친정에서 배운게 없어서래요.
살빼는것도 싫어하시고, 살빼면 힘을 못쓴다나요?
유산하고도 담날 조카밥을 차리라고 하시더군요.

시누하고 사실때는 집안일도 많이 하시더니, 제가 들어가니 손가락이 아파서 설걷이도 못하시겠대요. 완전히 손 놓으시더라구요.
반찬도 시댁식으로 하지않으면 혼나고, 점심먹으면서 저녁메뉴 얘기해야하고..
남편에게 얘기해보았자 속좁은여자라는 소리만 하더군요.

그래도 1년이니까 참자. 참았어요.
1년6개월이었어요. 나오기 한달전은 정말 십년같았어요. 항상 조마조마..

근데 시누가 교육문제로 강남으로 이사가게되었어요.
우리보고 남아있으라 하는데, 남편도 남기를 원했는데..
전 나왔어요.
어머니는 아파트는 싫다며, 집에 혼자 남으셨어요.

시댁에서 나온지 9개월. 나오는 첫날부터 우리 남편 다시들어가자고 매일을 졸랐어요. 다시들어간다는 생각만해도 벌떡 벌떡 일어나고, 눈물이 줄줄나고..
그렇게 9개월을 버텼어요.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어요. 잊을만 하면 들어가자, 들어가자.

저희어머니 머리속에 무얼 담아두시는 분이 아니예요.
무조건 말씀하시죠. 무엇이던지. 친정어머니 술드시는것도 '여편네가 술쳐먹는다.'고 말씀하시죠.
전 그렇게 외출금지 시켜놓고, 어머니는 무슨 외출이 그리도 많으신지.
전 정말 자신 없어요. 어머니와 싸울자신도 없고, 또한 그전처럼 살 자신도 없고...

그런데 울 남편 내가 아무리 뜻을 밝혀도 아랑곳 안하네요.
어머니에게도 말씀드린것 같드라구요.
이렇게 나와있어도 하루 하루가 지옥이네요.
조그만것도 꼬투리잡아서 저를 괴롭히는것 같고.
어머니는 왜이렇게 아들에게 여기저기 아프다고 어리광이신지.
큰아들도 있는데.. 큰아들또한 강남쪽에 살고 있기때문에 집으로 들어올수 없다나요?

마음을 다잡아먹고, 먹어도 매일 매일이 힘들어요.
그래서
그냥 모든걸 포길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거 포기하고, 그냥 들어가줄까.

아마 그러고 나면, 저 제정신이 아닌여자가 되어나올꺼예요.

이노릇을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