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45

내가 멍청한거지요?


BY 나야부인 2002-04-30

안녕하세요. 요즘 정말 내가 세상을 헛살았구나하고 절실히 깨닫고 있는 아줌마입니다.
결혼후 여기저기 이사를 전전하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서 4년째 정착(?)하고 있는데, 이사오면서 인연이 닿았는지 친하게지내온 이웃이 요즘 정말 저에게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군요.
그집도 저와 마찬가지로 동갑내기 부부에 딸 두명, 고부갈등까지 어쩌면 환경이 똑같은지, 그리고 애기엄마도 사람이 너무 착하다싶게 좋았지요.
저도 뭐 있는 형편도 아니지만, 있다고 내세우지 않고 없다고 우는 소리안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근데 언제부터인지 그 애기엄마가 눈초리가 다르다 싶었는데, 첫째아이는 저희아이가 글씨도 빨리 깨우치고, 둘째아이도 저희아이가 말도 빨리 하고 좀 야무진 편이었죠.
올해 들어 유독 눈에 띄게 그런것이, 화장품을 100만원어치 사서 맛사지 해주러 사람이 온다, 학습지 같이 해도 선생님이 행사용품을 그집만 주고, 그집아이는 따로 햄버거를 사주질않나, 담임 선생님한테 꽃바구니에, 무선주전자에 부페티켓까지 가져다 주었다고 일일이 저에게 보고(?)를 합디다. 처음엔 "그래 좋겠다."했는데, 얼마전 현장학습전에 학교에 청소를 다녀오더니 저에게 이러는 겁니다.
"선생님이 현장학습장소에 마침 애기아빠 사무실이 있으니 아이들을 견학을 시키겠다고 한다. 이거 우리가 그렇게 선생에게 해주었으니 우리 아들 기를 살려주겠다는 의도가 아닌가?"하고 묻습디다.
그 말을 듣고 '참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이었나?' 배신감과 실망감, 그리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자기 눈 밑에 있었으면 똑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그런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아야 했는지....'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였어요. 그러고는 어제 또 와서는 자기 아이들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10만원어치 장난감을 사주었다고 웃으면서 이야기 하더군요. 제 마음은 너무 쓰렸습니다.
저 너무 사람을 믿었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