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학년인 아들
놀기 너무 좋아하고 학원가기 싫어 한다.
저녁에 일기 쓰라면 2시간도 더 걸린다.
들락 날락, 냉장고 열었다 닫았다.
밥 먹고 곧 배고프단다.
어렸을때 맞벌이 때문에 6살때까지 할머니 손에 컸다. 그때까지 글씨도 모르고 유치원에서 수업도 잘 안 따랐다.
안되겠다 싶어 직장 그만 뒀다.
그 이후로 공부도 챙기고 나름대로 신경을 썼는데
글씨도 여전히 엉망이고 수업에 못 따라간다
게다가 선생님은 숙제도 날마다 내 주시고 너무 엄격해서 체벌을 자주 하신단다
어제도 방과후 바로 집으로 오게되어 있는데 1시간을 놀다 왔다
이제 아예 놀고 오는게 당연한듯 하는데 너무 화 났다.
니 맘대로 살고 싶으면 나가라고 고함 질렀다.
딸래미 같으면 엄마 죄송해요라고 지 잘못을 인정했는데
이놈은 슬리퍼 신고 오후 4시30분에 나갔다.
지가 가면 어딜갈까, 적당한 시간에 오면 다짐 받고 혼내야지 했다.
근데 아들놈은 내 애간장을 다 녹이고 있었다.
7시부터 친구집 다 전화하고, 아파트 몇바퀴 돌고 아파트 관리실 방송하고. 9시 10시 되어도 안 들어 왔다.
근데 아파트 문구점앞 비디오게임 에는 학원 가방 맨 아이들이 그렇게 늦은 시간인데도 신나게 게임을 하고 있었다.
10시되어 미아 신고를 했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남편은 몇개월 동안 타지 근무중이라서 집에 없다.( 안다면 난리를 칠 것이다. 도대체 자식교육 어떻게 하고 있는거냐며...... )
이제 아무일 없는 듯이 돌아와 준다면 따뜻하게 감싸주고 내 욕심으로 아이를 키우지 말아야지. 못한다고 잘못됐다고 맨날 혼내는 내 모습이 나도 싫다. 스스로 잘하는 지 누나와 맨날 비교당하고 사춘기 성질 예민한 누나는 동생만 이뻐한다고 날마다 히스테리를 내 뿜는다
11시쯤 비 맞고 지친 모습으로 집에 와 있었다.
맨날 혼만 나서 벌써 가출하고 싶었단다. 그래서 나갔단다.
그럼 왜 들어 왔냐고 했더니 그럼 나갈까요? 했다.
난 와락껴안으며 마음 속으로 외쳤다. ( 그래 ! 아들아 내가 졌다. )
그까짓 공부 좀 떨어지고 놀기 좋아하는게 무슨 문제랴.
니가 행복을 느끼며 세상을 살도록 엄마가 도와 줄께.
난 니가 네 옆에 온전히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이런 경험 혹시 하신분 있으시나요.
어떻게 엄마가 도와줘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