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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아서 구역질이 난다.


BY .. 2002-05-03

미치겠다.
갑자기 오바이트가 쏠린다.
속이 답답하고, 가슴에 뭔가 내려앉은 기분이다.

결혼초엔 남편이 시댁에 매일 안부전화 하라길래 아무생각없이 의무적으로 안부전화 드렸다.
지금은 내가 매일 전화드릴때마다 기뻐하시는 시어머님..그리고 남편을보니 내가 더 흐뭇해져서 매일 전화드리게 된다.

항상 시댁입장, 남편입장, 시동생네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모든일에 싫은기색없이 웃으며 해왔다.
동서나 시동생이 은근히 꺼려하는 일들도 난 꺼리낌없이 기분좋게 행했고..
남편 반찬비위 잘맞춰주라시는 시어머님두 아들사랑 당연하다 여겨..
열심히 해왔다.

맞벌이 하면서도 남편 따뜻한밥 해주려구 집으루 뛰어왔고..
집안일 손가락하나 안대주는 남편에게 가끔 '도와달라'라는 표현아래 부탁했다.
내가 먼저 남편을 존중하고 대우해줘야 밖에서두 대우받는다는 생각아래..
밥하면서두 기분좋게..모든걸 긍정적으로 하려 애썼다.
동서에게두 나이어린형님 버거워 할까봐..제사나..등등 있을땐..
내가 먼저 나서서 설겆이, 청소를 해왔다.

그래도 남편은 항상 입바랜듯 내게 그런다
맏며느리 도리 잘하라고..
니가 잘해야 아랫사람이든 시댁식구들이든 널 대우해준다구.

사소한 일인지..심각한 일인진 모르겠지만..
난 이 일 하나로 남편에게 무한한 감정을 느꼈다..
배신, 억울, 슬픔, 서운...

친정아버지 조금 아프시단 말을 듣고..많이 아프신건 아니지만..
걱정되구 속상해서..
남편에게 안부전화 한번 드리라고 했다.
남편은 우리 친정에 전화 여태껏 3~4통(거의내가 시킨것)빼고는 전화해본 역사가 없다.

그런데??
남편의 "싫어!" 한마디..
내가 "왜 싫어?" 라고 물었다..
전화해서 할말두 없는데 전화하기 싫다고 나보고 하란다.

남편은 우리집에 전화하는것을 "싫다"라는 표현을 쓴것이다.

난 내가 시댁에 해야할 일들은 당연히 해야할 도리라고 생각해왔다.
내가 잘해야 남편두 내 친정에 잘할거라 믿고..

남편의 싫다라는 말한마디에..
난 내 가슴에 대못하나가 박힌듯 했다.

하루에 한번 하라는것두 아니구..한달에 한번하라는것두 아니다.
아빠 아프시니 안부전화 한번만..해달라구 한것인데..

갑자기 여태껏 내가 쌓아온 일들이 하나같이 부질없음을 느꼈다.

내가 잘하려 애쓴다해두..
남편과의 다툼하나에 한순간에 악녀 며느리.. 악녀 부인이 될수도 있었고..
내가 잘하려고 노력을 한다해두..
남편에게 있어서 나의 친정에 대한 개념은 발바닥에 묻은 껌쪼가리 였다.

갑자기 스쳐지나간 예전 사건들..하나하나 흩어진 종이조각 맞추듯 맞춰지고 있다.

명절때 사은품나온거 친정에 갖구가려하니까 친정 다퍼준다는식의 말과함께 그거 시댁에 갖구 갔었다.
물론 시어른용돈두 친정의 두배로 드렸었다.

시어머님은 용돈을 드리면 쫌이따 그 용돈의 반만큼을 찔러주시는 분이다.
그래서 난 전혀 아까워하지도 않았고 감사해왔다.
자식에게 돈바라지 않으시구 더 못주셔서 안달이신 고마우신 시부모님이시다.

고마우신 시어머님 생각하면 기분상할 문제두 아니건만..
남편의 친정에대한 무관심은 날 무척 가슴아프게 한다.

내가 그랬다.
당신이 시댁의 자식인것처럼 나두 친정의 자식이라고..
난 그래도 당신이 친정에 잘하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가끔 한번씩 사위노릇한번 하는거..
정말 일년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그 사위노릇한번만 해달라고..

친정에 별로 가고싶어하지두 않는 남편이지만..
난 평소 시댁가는걸 즐겨했다.
반겨주시는 시부모님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물론 친정에가면 친정부모님들도 남편을 이뻐하신다.
친정엄마앞에서 내게 소리치며 욕하는 남편도..사위라고...

난 시부모님들이 좋구..잘하고싶다.
하지만 남편의 자신만아는 이기심을 느낄때마다 시부모님까지 미워질까 가슴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