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어버이날이다. 물론 이날만 오버하는 날은 아닐 것이란걸 잘안다.
울시머니 저번주 딱한번 일주일에 한번 전화한걸 가지구 보름이 지났네, 20일이 지났네 자기아들 불러다놓고 내 험담 엄청하고 난 것두 모르고 전화해 갖은 엄포와 괄시를 받으며 전화를 끊고는 기냥 울고 말았다.
내일 시머니는 꽃한송이라도 사오면 다 뭉개버릴거라 했지만 만약 그냥 넘어갔다간....
그래서 생각다못해 그냥 오버하면 내 심정 알아줄거 같지도 않고 해서 편지를 몇자 적었다.
지루하시겠지만 좀 들어주시기를
어머님 보세요.
어머님. 우선 어머님과 저사이에 오해가 생긴점, 또 제가 어머니 기대를 져버린 점을 죄송하게 생각드립니다.
제딴에는 신경써서 전화드린다는 것이 고작 일주일에 한두번이니 서운하셨으리라고도 생각되면서 한편으론 어머님 역시 제게 전화주시지 않으시니 저또한 서운했습니다.
또 어머님께서 `너희끼리 얼마나 깨가 쏟아지길래 연락두 없냐`시는 말씀.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애아빠도 요새 허리 디스크로 많이 힘들어합니다.
저역시 한달여 이상의 하혈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스럽습니다.
병원에서 계속 안정을 취하고 조심하라는 말에 과연 제가 이런 몸으로 아이를 잘 낳을 수 있을런지 불안하고 초조해 견딜수가 없습니다.
물론 제가 어머님을 자주 찾아뵙고 일도 좀 거들어드리고 싶은 마음 굴뚝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많이 힘들어서 도움을 드리지 못해요.
저도 어머님께 응석도 부리고 싶고, 서운한 것도 말하며 투정도 부려보고 싶어요.
하지만 제가 딸이아닌 며느리라서인지 그렇게 안되는 걸요.
저역시 어머니께 해드리는 것보다는 바라기만 하는 나약한 존재라는 점을 알아주십시오.
저역시 물질보다는 어머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제 못난 처지를 밝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제가 많이 부족한 며느리라는 것 잘압니다만 어머님. 제발 제게 상처가 되는 말씀은 하시지 마셨으면 합니다.
또 한가지 덧붙이면 애아빠는 제친정에 한달, 아니 두달에 한번도 전화한통 드리지 않아요.
물론 남자와 여자가 다르고 또 친정과 시댁이 다르겠지요.
제가 어쩌다 안부전화한번 하라고 시키면 귀찮아하니 제 심정은 또 어떻겠습니까.
그렇다고 제가 친정에 자주 전화드리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어머님께 더 전화를 자주 드린다면 자주하는 편이건만 어머님께서 서운해 하시니 저 역시 마음은 무겁지만 저를 조금만 이해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2002. 5. 7
부족한 며느리 올림
편지는 이렇게 써놓았는데 이걸 드려도 될런지 걱정예요.
내일 꽃이랑 용돈 좀 가지고 찾아뵐려는데 편지 드려도 역정내지 않으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