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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BY 속상녀 2002-05-16

판단이 안섭니다.
저희 친정일인데요.
친정에는 엄마하고 거의 자포자기 상태인 동생하고 삽니다.
친정이 다세대주택인데, 시쳇말로 깡통주택이예요.
전세 다 빼고 나면 아무것도 안남는 집이요.
전세 들고 날때마다 엄마는 날짜 맞추느라 노심초사입니다.
날짜가 조금이라도 틀리면 돈을 구할수 없으니까요.
동생은 결혼을 해서 한때는 행복하게 살았는데 이혼을 했어요.
이혼이후 지금까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거의 자포자기 상태예요.
희망도 없고 의지도 없고 살아있으니까 하루하루 사는 사람처럼 그렇게 삽니다.
IMF때 정리해고 당한뒤로 지금까지 뚜렷한 직업도 없고 직장을 구하겠다는
의지도 사라져버린것처럼 보여요.
되는대로 아르바이트해서 집에 몇일에 몇만원 이런식으로 갖다주고 있나봅니다.
엄마에게는 전재산이 한 사백만원쯤 있는거 같구요.
동생은 이혼때 전올케에게 적금통장 퇴직금 다 주고 한푼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깡통집이 자꾸 고장이 나서 고쳐주어야 하는데 문제는 돈이거든요.
돈되는 집도 아닌데 툭하면 보일러가 고장나고, 물이 새고
그러니 없는 살림에 그거 고쳐주면서 그나마 있던 몫돈이 자꾸 깨져 나가는 모양이예요.
뚜렷한 수입도 없는데 집때문에 엄마가 10년은 더 늙었다고
이번에도 제일 아랫층방에 물이 새서 2층 3층까지 다 뜯었는데 200만원이 든답니다.
또 다른 방에는 보일러가 고장이 났다고 갈아달라고 하는데 그것도 한 60만원 한다는거 같아요.
그 집을 팔고 싶어 내놨는데 몇년째 보러 오는 사람도 없어요.
사실 팔아도 전세 따 빼고 나면 손에 쥐는건 2~3천만원이나 될까..
누가 월세수입을 노리고 산다면 모를까 주거용으로 쓰기에도 너무 작거든요.
그래서 엄마는 지금 가지고 있던 보험을 해약할건가봐요.
적금보험도 아니고 동생 연금보험인데 손해 보고 해약해야겠다고 그러는데
그걸로 먹고 살다보면 또 다 없어질거고
동생은 그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의지도 없어보여요.
사실 전 동생이 답답하고 속터지면서도
어떻게 하면 힘을 다시 찾을 수 있게 해줄수 있을지도 고민되고
엄마의 문제도 걱정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집고치는 돈을 보낼까 하는 생각이 있는데..
전에도 몇번 그런식으로 돈을 드린적이 있는데,
이게 오히려 동생이 힘을 찾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일단 좀 망설여지구요.
그래서 일단 엄마앞으로 있는 돈이 다 떨어져서 정말 힘들면
그때 몇백만원을 드릴까 아니면 지금 집고친다 그럴때 보낼까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동생이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수 있을까요.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면 힘을 좀 얻을까 싶어서
좋은말도 많이 해주고, 지갑에 돈이 없으면 더 기운이 안날까봐
돈도 주고 그랬는데 이것도 잘하는 짓인가 하는 고민이 되거든요.
친정만 생각하면 속이 말이 아니예요.
제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저도 잘살지는 못해요.
재산이랄것도 없고 빚없이 알뜰하게 사는 정도예요.

그리고 답변 다실분들에게 부탁말씀 드려요.
혹시 남동생에 이혼에 대한 안좋은 언급이나 세입자 입장에서 하는
안좋은 말씀 하시지 말아주십사 하구요.
그리고 제 동생 한심한것 제가 잘 아는데 한심하다 하는 식의 욕도
하시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제가 모르는 것도 아닌데 그런말 들으면 정말 더 속상할거 같거든요.
지금 어떻게 도와주는게 현명하게 돕는것인지(동생이든 엄마든)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이 무엇인지
그냥 지켜보는게 나은건지 그거 여쭙기 위해 글 올리는 거구,
저 지금 너무 속상하니까 글에서 본 다른 말들로
이야기 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제발 그냥 지나가 주세요.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