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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나보고....


BY End 2002-05-16

오늘 새벽에 모처럼 일찍 일어나게 되었어요.
신랑이랑 누워서 이런얘기 저런얘기 하면서 출근 시간을 기다렸지요.
좋더군요. 일찌감치 일어나 누워서 얘기를 나누니.....

그런데 잘 나가다가 울신랑 갑자기 내 배를 만지더군요.
결혼 전부터 살이 찌기 시작해 복부 비만이 장난아니거든요.
게다가 얼굴까지 두리뭉실......신랑말에 의하면 얼굴형이 바뀌었다나요.

울 신랑은 운동이 직업이라 몸에 군살이 없어요.
근데 갈수록 퍼져만 가는 나를 볼때마다 한심한 생각이 든다고...
그러다가 말끝에 내가 너무 '하찮게' 보인다는 거에요.
살이 찌니까 둔해 보이고. 일도 없이 집에서 노는 걍 푹 퍼진 아줌마로 보일 뿐이고, 심지어는 자기 동료들도 나를 대충 대한다나요.

.......기분 나빴습니다.
내가 '하찮게' 보인다니요.....
인격 모독이었습니다. 자존심 상해서 친구한테 하소연조차도 못할정도로 상처받았습니다.

너무나 화가나고 서운했지만 이해하려 했지요.
내가 너무 살이 쪘으니까...뭐 충격요법으로 한 말이겠지.
이제부터 긴장좀 해야겠다. 신경도 좀 써야겠다.....

그런데 서운한 감정은 좀처럼 가라앉질 않구요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화가 납니다.
오늘 내가 신랑 차를 쓰는 바람에 데릴러 오라고 전화왔습니다.
근데, 미워서 데리러 가기도 싫으네요.

저 어떡해야하죠?
신랑이 그렇게 말한것에 대해 따지고 넘어가야 하나요?
아니면 뚱뚱한 나로인해 쪽이 팔린 이남자를 위로해야 하나요?
이 우울한 기분을 어떡하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