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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미풍양속에대한나의생각


BY 악습인제사 2002-06-28







(정말 죄송하지만, 앞글에서 힘들게 사시는 어떤 님의 글

과 그 답변글들을 보고 제 생각을 정리한것입니다. 잠을 자려고 했지만 자꾸 머리속에서 맴돌아서 잠을 이룰수가 없네요. 내일은 힘들겠지만 오늘 이 글쓰고 자야 잠이 올것 같아요. 그 님을 이해하고 개개인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사신것, 그 상황을 좋은쪽으로 해석하시고 마음의 평안을 찾으려고 노력하시는것 훌륭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여기에 쓰는것은 객관적인것, 즉 우리 여자들 자체의 생각에 대해서 쓰는 제 생각이라는것을 밝혀둡니다.)



효란 미풍양속이라고 한다. 더욱이 도리를 다하는 며느리는 덕목중의 최고이다. 그렇지만 우리 현실을 다시 밝혀보았으면 좋겠다. 한 여자가 불편하신 시아버지를 모신다. 아이가 둘이 있다. 남편과 주말부부이다. 주말마다 남편의 형제들이 오면 손님치례도 해야 한다. 더욱이 친정이 가까워 친정에도 정성을 다한다... 이문열의 선택이라는 책이 있다. 작가의 의도는.. 일부 이기적이고 극렬한 페미니즘 작가들에 대한 고발이며, 진정한 여성의 삶에 대한 성찰이라고.. 그 글을 쓴 분 역시 현대판 선택의 주인공이다. 편한대로 생각해보자.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효는 여자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인가? 시부모는 나의 부모인가? 가족의 봉양과 수발은 여자들만이 할수 있는 것인가?




육아가 쉬운가? 맞벌이 하면서 살림하기 쉬운가? 불편한 사람 봉양하는거 쉬운가? 주말마다 사람들이 몰려와 한마디씩 염장지르면 행복한가? 당신은 여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하루 단 30분 만이라도 온전히 제정신으로 상념에 빠질수 있는 결혼하고 아이있는 주부인가? (이말이 무슨 말인지는 겪어본 사람은 다 알것이다) 그럼 다시 생각해보자. 인도에서는 화장하는 남편의 화장터에 몸을 날리는것이 '미풍양속'이라했다. (그 제도를 소개하는 참고서에는 분명 미풍양속이라고 나와있었다) 현재까지도 그들은 둘째딸부터는 '지참금'의 문제때문에 신생아를 일부러 굶기고 독극물을 먹여 죽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시집을 가면 시집 귀신이 되고, 생활방식, 종교, 법적인 보호자.. 모두 시집식구를 따른다. 삼종지도는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딸가진 죄인이라고 시가로부터 받는 온갖 폐해들을 참아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에게 도리를 다할것을 가르치는 부모가 '온전한' 친정부모로 인식된다. 바리바리 딸과 함께 재물까지 시가에 바치면서도 오히려 주눅이 들은 딸가진 죄인들이다. 딸이라는 이유 하나로 뱃속에서 죽어나는 태아들은? (인도의 예랑 우리의 예랑 틀리다고? 정도가 차이이겠지..) 이슬람의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중 많은 장소에서 여전히 명예 살인이 자행된다. 그들 가문을 망신시킨 딸이나 누이를 죽이는것 (뭐, 한달 정도를 감옥에서 살고 나온다고 하지) -우리나라, 딸이 이혼하고 오면 그것은 집안의 망신이다. 딸의 이혼을 말리는 사람은 여전히 그들의 친정이다. 친정때문에 이혼을 망설이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너무너무 흔하다. 또한 며느리들의 행실은 시가 가족에게 하나의 '망신'이다.



가족의 이름으로 제일 잔혹한 사람들이 시가와 친정... 그들에게는 인간, 여자, 그 하나의 이름보다는 누구의 딸이고 누구의 며느리라는 도리와 체면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 며느리들이 이렇게 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족'때문이다. 우리가 그들의 가족이기 때문에 우리는 힘든 것이다. 가족의 이름으로 그들은 우리의 행복을 빌어주기는 커녕, 가족의 이름으로 간섭하고, 강요하고,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는다. 남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가족이니까.. 가족이니까.. 내 며느리이니까... 내.. 올케이며.. 내.. 동서이며.. 육아, 살림, 부모공양, 직장생활.. 모두가 너무나 힘든것이다. 한 사람이 하기에는 기적같은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한 여자에게 요구한다. 정작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을 모시는것은 그의 남편이 아니라 (왜 남자는 자기 부모를 모시지 못하는것일까? 꼭 아내가 있어야 부모를 모시는것일까?) 아니면, 최소한 아이 둘이라도 자기가 키워야 하는것은 아닐까? (왜 남자 혼자서는 애 둘을 키우지 못하는 것일까? 여자는 직장다니며 아이를 키울수 있는데, 왜 남자는 못한다는거지?) 왜 다른 형제들은 (분명 전업주부나.. 아니면 상황이 더 나은 사람도 있을터인데) 시아버지를 모시면 안되는 것일까? 왜 그들은 엄한소리 해서 사람을 힘들게 하는것일까? 뭔가 심상치 않다...



최소한 10명은 넘는 사람들이 한 여자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 (아! 착취란 말을 쓰고 싶지 않아도 어쩔수 없다) 그들은 그녀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노동력을 요구하고 그녀의 시간을 빼앗고,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누구를 위한 삶인가? 종교차원으로 승화시키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이야기다. 우리는 이것을 한여성에 대한 착취라고 표현하지 않고 미풍양속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또한 '착취' 당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가정교육'을 잘 받을 것이라고 한다. 한 인간이 혼자서 그 모든것을 이겨나가는 것을 보고 무엇인가를 본받는다? 혹시 무의식중에 '약한 사람' 혹은 '여자라서..'를 쇄뇌당하는 것은 아닐까?


혹시 집안에서 '강자' 였으면 그런 상황이 되었을까? 남편의 부모도 나의 부모라고? 우리가 노년에 실버타운에서 사는것이 참혹할까? 내 올케가 나의 부모님을 봉양하는것을 기대하려면 나도 역시 내 시부모에게 잘해야 하는것일까? 여자들은 자기 생각이 있다. 자기 부모가 있다. (그 부모를 바꿀수는 없는것이다. 아무리 부모님처럼 생각한다고 해도 진정 부모님은 아닌것이다. 사랑하는 남편을 낳아주신분들 더 이상은 될수 없는것) 그리고 자기의 시간을 가질 권리가 있다. 자기의 삶이 진행되는 것을 스스로 조절할 권리가 있다. 나의 올케에게는 죽어도 나의 부모님을 모시라고 하지 않는다. 올케는 남동생의 아내이지, 부모님의 봉양예약자는 아니다. 그녀는 가정부도, 파출부도, 씨받이도, 간병인도... 모두 다 결코 아니다. 가족이라면......



그런것을 도와주어야한다. 가족이라면 짐을 나누어 져야한다. 남편이라면...... 자신의 아이와 (또한 아내의 아이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부모님을 스스로 보살필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한다. 가족의 이름으로 강요한다. 도리를 강요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참으라고 한다. (그리고 정작 본인은 그 사랑에 대해서 실천하지 않는다. 다만 며느리가 그 도리를 거부했을때는 사랑을 걸고 넘어진다. 도리와 사랑은 일치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명목뿐인 허구 이데올로기적 도리라면..) 왜? 여자들만..... 여자들만..... 타인을 보살펴야 하는가? 누구의 부모님이니, 효도를 해야 하느니,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병자를 돌보고 다음 식사시간에는 찬을 뭐를 만들고, 누구 생일이 언제인지, 제사가 언제인지.. 이러한 상념들로 온통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우리 자신을 생각해 본적이 있는지...


우리는 나의 부모를 우선 생각할 권리도 있고 시부모를 사랑할 의무도 있다. 그러나 그전에 나의 가정이 있고 내 자신이 있는 것이다. 뭔가 거꾸로 되었다. 어떤 사람의 고결한 행동에 박수를 보내기 이전에 사회전체가 우리 모두를 그렇게 몰아가고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자. 남자들은 제자리를 찾고, 그들의 성을 유지하고 그들의 자식을 영원히 소유한다. (정자를 제공했다는것이 법적으로 공인된다면 평생 영원히 그들의 아버지는 바뀌지 않는다. 다만 어머니만 동거인이 될뿐..) 남자들은 자기 부모와 함께 살고 그것을 당당히 요구할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들은 자기부모와 처의 부모를 혼동 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정체성은 평생 혼란스럽지 않다. 내 자식을 뺏길까봐.. 내 부모가 바뀔까봐.. 내 본적이 기억안날까봐... 호주와 내가 성이 다를까봐... 그리고..... 그들은.... 제대로 하지 않는다...



육아도.. 가사도...부모 봉양도... 현실이 이러할진데, 우리가 계속 한목소리를 내는 미풍양속이라는것.. 효도라는것.. 며느리의 도리라는것.. 또한 자기 친부모를 모셔도 여전히 그 수발은 여자에게로 돌아오고 남편은 그저 같이 살아주는게 고마운거고.. 평생 부모의 그늘에서.. 그 다음에는 자식의 그늘에서.. 그것 자체를 염두에 둔다는것 그것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평생, 아버지 어머니 시부모 그다음에는 아들내외.. 이렇게 오붓하게 오손 도손 잘 살수 있다면 얼마나좋을까?



하지만 결혼후에.. 그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행복하고 평안하게 해주었을까? 진짜 그들이 가족이라면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렇게 가슴에 못이 박히는 이 상황은 어떻게 설명 해야 하는지? 또한 나 역시 내 아들의 가정을 파괴하는 또하나의 '사랑이라는 무기'를 들고 설치는 '남편의 어머니'가 되지는 않을지... 왜 우리는 가족으로 부터 독립하지 못하는지? 내가 홀로 건강해야 모두다 건강해지는것은 아닌지? 왜 내가 노년을 나하고 싶은것을 하며, 홀로 독립하면 그것이 볼쌍사나워 지는지.. 노인은 꼭 자식내외 데리고 손자보살피며 살아야 훌륭한 것인지... 여자는 꼭..... 주변사람들의 요구대로 착하게 받아들여야 훌륭해지는것인지.. NO라고 말할수 있으면 안되는 것인지..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내 시간, 내 노동력, 나의 삶을 헌신하면서도 그것이 왜 "기적같은 것'이 되지 못하고 당연한 도리이며 다른 사람들의 무관심이나 관조를 이겨내야 하는것인지.. 나?는 어디로 갔을까? 내가 원하는것을 확연하게 밝히면서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남들이 말하는 미풍양속은 어쩌면 그저 우리나라나 이 시대의 (혹은 구세대의) 착각이며 집단 최면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대단한 폭력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건 자신의 목소리를 낼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것을 분명히 인지할수 있어야 한다. 미풍양속... 이란 말은 참 위험하다. 누구를 위한 미풍양속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