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시누가 항암 치료를 받으러 왔습니다. 지금 5번째지요. 지난 3월말에 발견을 했는데 머리에도 번져있고 폐암 4기라더군요. 그때 저 너무 슬퍼서 기절까지 했었습니다. 시누가 소도시에 사는 관계로 여기 부산에서 치료를 받습니다. 그래서 저 첨 입원한 한달동안 시누 작은딸 유치원 보내고 병간호하는 어머님 모시고 주말마다 올라오는 식구들 치다거리 했습니다. 너무 힘들었지만 죽어가는 사람도 있는데 이쯤이 뭐가 힘들냐고 스스로를 무지 다독였습니다. 저 올해로 결혼 4년째되는 아직 아기는 없는 주부입니다. 시누 간병하느랴 하던 공부도 일도 다 그만뒀지요. 우리 시댁 식구들 모두 그거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공부는 뭐하러 더 하려하냐고 난리였지요. 사실 제가 우리 신랑보다 더 많이 배우고(신랑은 고졸이고 시댁 식구 모두 고졸) 학원에서 월급도 아주 많이 받는 부원장이었어요. 하지만 뭐 별로 속상하지 않았습니다. 신랑이 워낙 절 사랑해주고 아껴주거든요. 근데 우리 시댁은 그것도 무지 불만입니다. 모두 그러죠, 우리 신랑이 돈을 못벌어서 저한테 잘하는 거라구요. 우리 신랑 주말이면 일찍 일어나 침실 문 닫아주고 나가서 빨래하고 청소기 돌리고 욕실 청소 끝낸다음 빨래 하얗게 삶아놓고 저 깨웁니다. '공주 밥 먹자'하구요. 중학교 졸업하고 혼자살면서 배인 버릇이 결혼하고도 나오는 거지요. 우리는 뭐든 잘하는 사람이 하자하고 그냥 편한대로 삽니다. 그대신 전 밥 맛있게 지어서 챙겨 먹이고 집안 편안하게 꾸미고 신랑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건 뭐든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둘이는 아직 싸운적도 없어요. 근데 시댁은 결혼전에 우리 신랑이 저 몇년 쫏아다녀 결혼한거랑 아직도 저한테 높임말 하면서 저한테 잘하는 거 무지 보기 싫어해요. 그래서 나온말이 돈못벌어 저러고 산다지요.
뭐 다 좋습니다. 그런건 얼마든지 웃어 넘깁니다. 맞받아치기도 하구요. 근데 제가 너무 화가 나는 건 시누와 시누남편의 행동입니다. 우리가 자기들을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겁니다. 우리 시누 우리 신랑 결혼 전부터 아주 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부산에서 사보내라 했습니다. 심지어 전구하나까지두요. 물론 돈은 안주죠. 그래도 우리 신랑 누나니까 누나가 알뜰해서 그런거다하고 다 사주더군요, 너무 착하거든요. 근데 그런일이 결혼하고도 계속 되더라구요. 이젠 동생 핸드폰으로 전화해서 자기 아이들 옷, 신발, 자기 남편 속옷등 부탁하더군요. 물론 돈은 안줍니다.
그래도 참 사람은 순박하고 착해서 저 우리 시누 많이 좋아했습니다. 서로 메일도 자주 주고받고 전화도 자주 하구요. 그런데 병원에 입원하고 부터는 저 시누 보기도 싫어요.
이건 너무 심합니다. 자기 남편은 돈 벌어야 하니까 병원에 있지도 못하게 하고 우리 신랑만 시도 때도 없이 부려 먹는거예요. 하나부터 열까지. 물론 자영업하는 우리신랑 누나만 올라오면 일 공칩니다. 그래도 내색한번 안하는 우리 신랑이 불쌍해서 저도 참고 넘기는데 누나일로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글쎄 우리 신랑이 자꾸 머리가 아프다해 시티사진을 찍었더니 뇌경색 증세라네요. 신경쓰지 말고 쉬어야 한다고. 그 말 듣고도 우리 시누랑 시누 남편 젊으니까 괜찮을끼다. 그 한마디 했습니다. 그리곤 여전히 온갖일 다 시키지요. 그리고 시누가 아프니까 일 다니시던 시어머님께서 새벽 6시부터 시누집가서 아침해주고 저녁까지 다 해준 다음 밤 10시쯤에 집으로 오신답니다. 시누 남편 첨에 어머님보고 생활비 드릴테니 집안일 좀 해달라 부탁하더니 첫달에 50만원 드리고 그 담부터는 아무 말도 없이 30만원 준답니다. 어머님 너무 속상하고 자존심 상해서 전화하셨드라구요. 아들한테. 물론 딸이니까 그냥 해줄수도 있지만 우리 시댁 어머님이 안 벌면 못 먹고 삽니다. 근데 시누랑 시누남편 우리더러 처갓집 생활비까지 댈려니 힘들어 죽겠다고 은근히 협박합니다. 우리더러 생활비내라 그거지요. 우리도 이제 겨우 밥은 먹고 삽니다. 첨 결혼할때 시댁에서 1500만원짜리 달셋방(통영 사시니까 그 동네 시세로 생각하셨나봐요)얻어준데서 시작해 지금 24평짜리 아파트 겨우 장만했어요. 융자얻고 친정에서 도와줘서. 근데 시댁에 생활비 안 준다고 오늘도 은근히 저에게 압력을 넣더군요. 너거만 잘사냐고. 너 많이 배우고 잘났다고 언제나 시댁 무시한다고. 시누남편이 오늘 우리 시어머님 살림도 못하고 반찬도 못하고 하나도 마음에 안든다고 눈도 안 맞추고 올라왔다는 소리 듣고 제가 시누한테 아주버님도 그러면 안된다. 어머님도 힘드시다. 그랬거든요. 그랬더니 우리 시누 너도 마찬가지로 시어머니 한테 못하면서 뭔 소리냐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아들 하나니까 당연히 아들이 부모님 책임져야 된답니다. 우리끼리 살면 안되고.
병원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해 줬는데 저 사람들은 저러는가 싶어서요. 친정아빠가 사준 에어컨 까지 못 마땅해서 비비꼬며 말하는 시누 너무 밉습니다. 30만원 주면서 처가집 생활비 다 댄다고 떠벌리는 시누남편도 밉습니다. 능력없이 아들만 바라보는 시댁도 밉습니다. 어떡하죠?
우리 신랑 '내가 공주 힘든거 다 알아요. 지금까지 잘 참았으니까 좀 만 더 참읍시다.'그러면서 손 꼭 잡아주더군요. 그래서 그래 이 사람 보면서 참자, 자기도 얼마나 속이 안좋을까 싶어서 그냥 웃었습니다. 아무대도 말할 곳이 없어요. 이런 얘기. 그냥 여기서 하소연합니다.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