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제가 사는 대전에서 꽤 알려진 어린이치과에 다녀 왔었습니다.
아이들 정기검진을 위해서 였습니다.
지난 겨울에도 큰 아이의 어금니가 다 상했다고 해서 6개의 이를 그곳에서 씌우고, 한개를 떼웠습니다.
그때 들어간 돈이 약 50만원이 넘습니다.
그 전에 동네 치과에서 하도 성의가 없이 치료를 하길래 전문 어린이 치과를 찾아간 곳이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그때도 작은 아이의 치아 상태를 정검해 달라고 부탁하자 의사가 충치 하나를 치료하고 나머지 이를 실란트(코팅 비슷한 의미)를 하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비용이 약 20여 만원이라고 하더군요.
이미 큰 목돈이 들어가고 난 뒤라 작은애의 치아는 어떻게 할 여유가 없더군요.
한 다섯달이 지나 정기 검진을 받으러 갔습니다.
바로 엊그제 일이군요.
작은 아이의 치아를 검사하더니 충치가 네개가 생겼다고 떼워야한다고 하는 겁니다.
이 하나에 오만원씩 네개니까 이십만원이고, 어금니 네개 실란트하면 십 이만원 이니까 합쳐서 삼십이만원이라는 거예요.
갑자기 몇십만원이 어디서 갑자기 나옵니까?
제가 보기에는 상한 곳이 없는데...
무조건 해야 된다는 식으로 상담을 하더군요.
병원에 예약 날짜를 잡아놓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속는 느낌이 들더군요.
친한 친구가 마침 치과에 근무하고 있던 차라 거리가 멀어도 그곳에 전화를 하고 오늘 가서 다시 치아 검사를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의사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타고난 건치라 어디 상한 구석이 한군데도 없다고 하는 거예요.
너무 깨끗하고, 건강하다고... 그러면서 몇번을 어느 치과에 갔었냐고 묻는 겁니다.
같은 의사로서 화가 난다고 하더군요.
엄마인 저는 더 열받은 거지요.
어떻게 어린 아이들의 이를 자기 마음대로 뚫어 놓고 돈을 받는 건지,
그사람 애들을 이용해서 자기의 뱃속만을 채우려고 하는 건지..
간판은 어린이 전문 치과인데 어린이들을 위한 치과가 아니라 의사가 어린이를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사기까지 치는 것 같아 정말 화가 납니다.
그곳에 가면 버젓이 미국 모 대학의 마크를 벽에 붙여 놓고 병원을 운영합니다.알고 보니 국내 대학 출신인데 그 대학에서 어느 기간 무엇을 수료했다고 하는 증명서라고 하더군요.
친구 남편이 그곳에 가서 그내용을 자세히 보고 한바탕 따지고 왔다는 이야기를 어제서야 들었답니다.
순진한 제가 그저 중심가에 있는 어린이 전문 치과라는 큰 간판만 보고 간 것이 잘못이었나 봅니다.
지난 겨울 그 아픈 것을 다 견디고 여섯개나 이를 씌운 우리 큰 딸이 너무 불쌍하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