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등학교 시절 친구는 전문대 출신이고 전산쪽으로 경력 7년차,
그러나 같은 회사 신입사원이 대학원(석사)나와서 자기보다 월급
더 많이 받는다며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억울하고 이건 말도 안되는
제도라고 매일 분통 터져하는 애가 내 친구다.
그 앤 뭐가 그리 잘난걸까? 전문대나와서 7년동안 일한것??? 그게 대
학원에서 공부 열심히한 사람보다 더 혜택이 많아야 하는걸까?
그앤 180의 월급을 받아서 월 평균 100만원은 옷값, 나머지는 거의 빚
갚는데 쓰인다.
대출해서 전세로 사는 22평 아파트에 혼자 기거하고 있다. 그애가 사
는집은 제법 화려하다. 지금 혼자사는 22평이 너무 작다며 33평짜리
로 이사가고 싶다고 한다. 지금 우리 부부가 사는집 18평인데..
친구가 당일코스로 놀러가자고 하면서 회비가 7만원이라길래 뭐가 그
리 비싸냐고 부담된다고 했더니 "너 밥 한끼 안먹으면 되는 돈이다"이
렇게 대꾸한다.
밥한끼에 7만원? 그앤 매사에 그런 경향이 있다.
커피마시러 갈땐 꼭 호텔카페로 가자고 한다. 친구랑 호텔카페는 잘
안어울린다. 그애의 외모? 너무나 안이쁜편.. 뭘입어도 초라한 분위
기..(이런말은 미안하지만..)
또 친구는 택시 아니면 타질 않는다. 전철이나 버스는 어색해서 못타
겠단다.
그렇다고 그애가 원래부터 잘사는 집 딸이냐? 그건 절대 아니다.
내 친구는 아버지가 청소부이다. 집이 많이 가난했고 친구네 형제자매
들은 모두가 고졸이고 내 친구가 그중에서 가장 많이(?) 배웠다.
다행히 친구네 큰오빠가 동대문에서 신발장사로 크게 성공해서 60평짜
리 한강보이는 아파트에 산다고 한다. 그애한테는 돈을 제법 번
큰오빠가 정신적인 지주가 되나보다.
그애한테는 자신의 오빠가 유일하게 갖춘 "돈"이 곧 명예이고 품위이
며 자긍심이라고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듯 하다.
내 남편은 레지던트4년차이고 월200조금 넘게 번다. 나? 교육대학원
에 다닌다.
18평짜리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살림살이도 소박하다. 그래서일까?
내 친구한테는 현재는 우리집이 경제적으로 자기네보다 더 못하기 때
문에 내가 자기보다 더 낮게 보이는걸까? 그앤 고졸출신으로 신발장사
로 성공한 자기네 큰오빠가 사회적으로 더 인정받는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말하는 투가...
그러나 난 내 친구와 나 중에 누가 높고 낮다는 그런 생각은 정말로
해본적이 없다.
내 친구가 설사 학교를 다니지 않았더라도 친구니까 그저 좋을 뿐이었
다. 그러나 그애는 학벌이 좋거나 학력이 높은 사람을 애써 무시하려
고 한다.
그래도 오랜시간을 함께 한 친구인데...
친구가 자기보다 대학원나온 신입이 더 많이 받는다고 분통을 터뜨릴
때 뭐라 해줄말이 없었다. 친구사이 멀어질까봐. 단지 내가 할수 있었
던 말은 딱 한마디.
"그 사람(대학원출신) 입장에서도 너한테 할말이 있을꺼다"라고 한마
디만 해줬는데
실은 "너보다 4년을 더 공부했고 네가 돈벌때 그사람은 비싼 등록금내
가며 공부했잖아. 그게 억울하다면 너도 더 많이 더 열심히 배우지 그랬니?"
내가 우회적으로 "그 사람(대학원출신) 입장에서도 너한테 할말이 있을꺼다" 그 한마디를 했을 뿐인데 제가 친구편이 되어주지 않자 갑자
기 분위기가 경직됐다.
그리곤 그냥 썰렁히 헤어졌고..
그동안 일부러 친구를 추켜세워주고 (너는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니
어쩌니 하면서) 그랬던게 후회가 조금 된다. 난 그애를 위해서 격려의 뜻으로 그애의 능력보다 더 좋게 평가하려 했는데.. 그게 자만심
이 된걸까? 또 나는 친구의 오빠가 신발장사로 성공(돈을 번일)한것
번것을 진심으로 함께 축하해주었다.
참 답답하다. 가치관과 사고의 차이가 크다보니 지속적으로 친구관계
를 맺을수 있는건지 의문이 가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