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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다 버려!


BY 마누라 2002-08-07

이삿날이 가까와져서 하루종일 이삿짐을 쌌다
뭐하러 미리부터 싸서 사람 불편하게 하냐는 남편의 호통이 아직 귀에 남아있지만, 2주일후면 이사가야하는 사람이 집에서 넋을 놓구 있을수가 없어서 남편이 출근하고나면 조금씩 짐을 쌌다
오늘따라 허리가 무척 아파왔지만 그핑계로 행여 식사준비가 시원치않으면 욕을 먹지 싶어서 저녁상을 잘 차렸다
차려놓구서 불러두 컴게임에 빠져서 국이 다 식은뒤에 나와서는
국좀 데워달랜다
이삿짐 싸지 말래는 남편더러 허리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고 국을 데워주었다

설겆이까지 마치고 좀 누우려는데 옆집 새댁이 찾아왔다
누가 생선을 가져왔는데 어떻게 해먹어야하는지 몰라서 매운탕좋아하는 우리 남편해주란다
남편은 '매운탕거리'라는 새댁의 말에 군침을 삼키는 눈치였다

씻어놓으려 비닐을 열어보니 처음 보는 생선이고 무지 컸다
내가 "와서 좀 씻어주세요, 도저히 못만지겠어요" 했더니
"내가 어떻게 만져?" 한다
"매운탕 먹구 싶으면 좀 와서 도와줘요" 했더니
더벅더벅 성질내면서 오더니 비닐에 그 생선을 싸서 내다 버린다

다른집 남편은 아내를 위해 손수 매운탕을 끓여도 준다는데...
다른집 남편들은 이사짐도 같이 싸준다는데...
너무나 기가 막히니까 말도 나오지 않았다
너무 서러우니 눈물도 나지 않았다

괜한 아들아이 붙잡고
'넌 이담에 장가가도 꼭 마누라 잘 도와주면서 살어라
아빠처럼 저렇게 성질내지말구...'

딸아이 붙잡고는
넌 이담에 너한테 잘해주는 사람 만나 결혼해라
엄마가 저사람은 너한테 잘해줄거 같지 않다 그러면 절대 고집피우지 마라

비오는날엔 매운탕이 제격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