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울집 제사였다.
우리 분가해 살기때문에 오전 10시에 시댁갔다.
난 지금 임신 4개월째고 입덧이 심해서 회사는 휴직상태다.
입덧때문에 밥도 못 해먹는데 제사음식 준비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사실 시어머니가 다 하시지만 난 냄새맡는 것만도 고역.
내 전문인 전부치기하고 오후 4시쯤 피곤해서 방에 들어가서 잤다. 시어머니랑 같이...
외출하고 돌아오신 시아버지는 괜히 왔다리 갔다리 하시면서 병풍찾는다, 상 어딨냐? 하시면서 찾으신다. 난 아버님 오시는 소리듣고 일어났지만 피곤하신 시어머니는 그냥 주무시고 계셨는데 그게 못마땅하셨나보다. 평소엔 제사준비 전혀 도움 안주신다. 얼마동안 그러시다가 시아버지두 안방 들어가서 주무신다. 원래 하루라도 낮잠 안 주무시면 입술 부르트신다.
저녁에 신랑와서 제사 준비 같이 했다.
어머님이 아버님께 친척 어른들께 오늘 제사라고 이야기 했냐고 물으신다. 아버님 말씀. " 아니 우리집안 형님들이 제삿날 까먹을 사람으로 보이냐? 이사람이 형님들을 뭘루 보구... " 하시면서 전화 안하신다. 그리고는 다시 들어가셔서 누워서 신문보신다.
11시까지 기다려두 아무두 안 오신다.
아버님이 어쩔수 없이 전화하니 다 주무시구 계셔서 원래 다섯분 오셔야 되는데 가까운데 사시는 두분만 오셔서 제사 지낸다.
적을 올려야 하는데 아버님이 적을 보시고는 적이 왜이렇게 작냐고 어머님한테 말씀하신다. 어머님말씀 " 고기거리는 당신이 사왔는데 적거리를 안사오고 그냥 등심을 사와서 적이 작아졌어요" 하신다.
아버님 소리지르신다. "제삿날 적이 요만해서 어떻게 쓰냐? 그럼 다시 사와야지... "
옆에 보구 있는 내가 속에서 열불난다.
제사 다 지냈는데 친척어른 두분 더 오신다. 왜 미리 말 안했냐구 아버님한테 한소리 하시니깐 아버님 이러신다.
" 난 또 집사람이 낮에 연락 한줄 알았지.. "
어머님과 나는 과일과 안주거리만 차려서 상을 올린다.
아버님이 밥 가져오라 하신다. 친척어른들은 다 밥 먹었다고 됐다고 하신다. 아버님은 빨리 밥가져오라 하셔서 우린 다시 밥이랑 국이랑 김치랑 반찬거리 식구수대로 다 차린다. 결국 아무도 안 드신다.
나두 너무 피곤하구 신랑두 내일 출근해야 하구 제기는 이미 다 치워놨는데 술자리가 길어진다. 어머님이 빨랑 먼저 가라신다. 신랑이 먼저 간다고 하니깐 몇시인데 벌써 가냐? 그런다. 나한텐 수고했단 말 한마디 안 하신다. 어머님만 괜히 안절부절이시다. 불쌍한 어머님.
난 친정에 있을때두 제사를 쭈욱 지냈었는데 우린 아빠랑 내 남동생이 다 도와주면서 제사차린다. 음식은 물론 엄마랑 내가 하지만 제기에 차리는 것두 다 아빠가 한다. 근데 시댁에선 아버님은 손하나 까딱 안한다. 원래 시댁은 종가집두 아닌데 종가집이 이혼을 하는 바람에 아버님이 괜히 열내구 큰소리치면서 제사를 울집으로 가져와서 어쩔수 없이 우리가 지낸다. 자기가 가져와서 식구들이 고생하는데 자기는 손하나 까닥 안하고, 나중에 다 차려놓으면 그제서야 기본을 모른다면서 순서 다 바꾼다. 그 순서는 맨날 바뀌어서 내가 다이어리에 적어놓은것만 네다섯가지는 된다.
친정아버지랑 시아버지랑 2살 차이다. 시아버지 이젠 환갑이다.
친정부모님은 아직도 엄마는 식당하시고 아버지는 우리건물 관리 하신다. 사실 남동생두 직장 다니고 돈두 없는것 아닌데, 건강하니 심심하니 돈 벌면서 성당에 봉사 많이 하시려고 그러신다.
시아버지 전재산은 올해 새로 지은 집 한채 달랑이다. 우리 결혼할때 돈한푼 안 주셨다. 집 1층에 월세 100만원으로 한달 생활 하신다. 그러시면서 우리 친정부모님들 불쌍하시단다. 아직까지 일을 하셔서...
그 불쌍한 우리친정부모님은 남부럽지 않게 해서 나 시집보냈고, 게을러터진 시아버지는 돈한푼 없이 입으로만 아들 장가 보냈다.
더구나 신랑이 집 지을때 5천만원 회사에서 대출해 주었더니 이자한푼 안 주시고 3천만원밖에 안 갚으셨다. 그생각만 하면 지금도 잠이 안온다. 어머님은 나 만날때마다 그 이야기하시면서 미안타고 우신다. 아버님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신다. 어짜피 나중에 이집 너네몫 아니냐며... 난 그앞에서 이러고 싶은걸 맨날 허벅지 꼬집으며 참는다. 우리몫이면 지금 팔아서 빚 갚고 전세대금 갚게 해달라고... 모아도 시원치 않을판에 이자내느라고 허리 휜다고.....
신랑이랑 시아버지랑은 사이가 안좋다. 시아버지가 워낙에 말만 많고 까탈스럽고 사람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예전부터 밥상머리에서 반찬투정 안하고 넘어가는 날이 없어서 우리신랑은 반찬투정하는 인간을 제일로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거나 줘두 다 잘먹는다.
우리 시어머니는 그저 시아버지 옆에서 그 비위맞추느라 평생 보냈다. 불쌍하다.
우린 한 5년후엔 살림을 합칠려고 한다.
시어머니는 괜찮은데 시아버지랑은 정말 같이 살기 싫다.
이젠 얼굴만 봐두 내 속에서 열불이 난다. 더구나 시댁식구들은 오랫동안 봐와서 그러려니 하고 아무도 말 안하는데, 나 혼자 그 꼴을 다 보구 있으려니 열통 터진다. 시댁식구들은 포기상태인데 내가 적응하려니 더 힘들다.
제사나 명절한번 치르고 집에오면 한 2주동안은 시댁에 전화 안하고 싶다. 아들은 아버지 닮는다는데 그렇게 싫어해도 울신랑 시아버지 닮을까봐 지금부터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