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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집에 좀 있어라.


BY 친구야 ,나다! 2002-08-09

오늘도 너는 아이들만 남겨두고 볼 일 보러 나갔구나.
니가 끔직히도 좋아한다는 그 친구를 만나러 나간 거겠지.
그렇게 그 친구가 좋으냐?(여자친구라고 함)
둘이 사귀냐?
10살,7살짜리 아이들만 저녁때까지 남겨두고 나가게.
점심은 피자 한 조각과 미숫가루로 때우고 하루종일 집안에만 갇혀있을 네 아이들이 안스럽지도 않니.
더구나 비까지 와서 놀이터도 못가고 다른 아이들은 부모따라 휴가가느라 텅 비어버린 아파트에서 갈데도 없고 오라는 데는 더 없어 집안에만 있는 아이들이 내가 봐도 안되보였다.
니 큰애에게 물어봤다.
엄마가 나가는거 안 싫으냐고.
싫단다.그러면서 예전엔 아침에 둘만 남겨두고 나가서 밤 아홉시 반이 되어서야 들어왔다면서 일르듯이 말하더라.
지딴에도 기분이 안 좋겠지.

아이들도 웬만큼 컸겠다, 어디 파트타임이라도 일하지 않겠느냐는 나의 제안에 집에는 엄마가 있어야 한다며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이들이나 열심히 잘 키울거라고 말하더니만 요즘 너는 직장다니는 엄마들보다 더 늦게 다니더라.

키도 작고 몸무게도 또래보다 더 적게 나가는 큰 아이때문에 한의원에 다녀왔다고 했지.키크는 침이랑 약 짓는데 한달에 35만원이 든다고 아무래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걱정했었지.

어쩌다 니 아이 밥상을 봤다.
밥 한그릇, 국 한대접, 김치 한 보시기, 밑반찬 하나.
달걀프라이 하나 없이 너무 허전한 밥상이었다.
맛있는거 해주지 하니 해줘도 안먹어 안해준다고.국만 있으면 된다고.휴~

피자에 치킨에 보쌈에 족발에 시켜먹는건 많이 봤어도 니가 정성들여
아이들 음식 해주는건 못봤다.그렇게 안먹는다는 아이들, 남의 집에 가니 두 그릇도 좋다고 잘 먹더라.놀랄정도로.

친구야.나도 잘하는거 없다는거 안다.
남말하지 말고 내 앞가림이나 잘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요즘의 니 모습은 너무 낯설다.
매일 둘만 있는 아이들.
그래서 다른집에 살다시피 하는 아이들.
그래서 알게 모르게 눈총받는 너의 아이들.

니 아들이 잘 가는 옆집아줌마는 오늘도 저녁에 아이들을 위해서 된장찌게 보글보글 끓이고,달걀찜 하고,나물 무치고 ,생선 구워서 아이들 밥상을 차리더구나.

꼭 그렇게 하라는게 아니다.
적어도 니 아이들 니가 돌봐야하지 않겠니.
정성들여 밥상을 차리고 이제 그만 집에 좀 있어라.
너 자꾸 그러면 니 신랑한테 다 일러바친다.
농담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