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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 숨쉬는게 힘이듭니다.


BY 한맺힌여자 2002-08-09

저는 삼성SDI에서 노사위원으로 근무중 구조조정에 반대하다 98년 억울하게 해고되고,삼성의 고소,고발로 두번이나 구속된 송수근의 아내입니다.

제 남편은 해고이후 3년이 넘는 복직투쟁과,재작년 삼성의 고소고발(집시법위반과 명예훼손등)로 78일간의 옥살이로 인해서 피가 모자라고 혈압이 높고 신경쇠약등 건강이 악화된상태입니다.

그런데 또다시 삼성의 고소고발로 인해서 작년11월2일 구속되어 현재 10개월이 가까운 나날을 교도소에서 옥살이 하고 있습니다

재작년 집시법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더운 뙤약볕을 피해 나무그늘로 집회장소를 약간 이탈한것을 두고 삼성은 집시법위반과 명예훼손등으로 고소하여 구속된바 있습니다.

그후,정말 조심스럽게 법 테두리 안에서 집회를 하는등 신문자료나 책자등에 실려있는,있는그대로의 사실을 집회시 발언한 내용을 두고 삼성은 회사를 비방했다고 명예훼손,집시법 위반등으로 또다시 고소고발을 한것입니다.

삼성은 해고이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않고 제 남편을 24시간 감시,미행해왔습니다.

정말,회사가 떳떳하게 해고를 했다면 무엇이 두려워서
3년이 넘는 기간동안 미행과 감시를 했겠습니까?

3년이 넘는 미행,감시로 인해 저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등 재작년에 구속되었을때는 가슴이답답하고 숨쉬기가 곤란하며,눈에 헛것까지 보이는등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평소 친분이 있는 회사동료나 후배가 집에 찾아오면 노무관리들이 명단을 적어서 회사에 제출합니다.

다음날이면 제 남편과 만난 사람들은 다들 관리자에게 불려가서 하루종일 면담하는등 시달려서 자연스레 제 남편과 거리를 두게되고 만나더라도 회사 감시자의 눈을 피해 몰래 만남을 가져야만 했습니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삼성의 노무관리들은 어김없이 미행을 하고,집회를 하게되면 발언한 내용을 녹취하여서 고소고발 자료로 사용하고,회사앞에서 홀로 1인시위할때에도 회사는 비디오 카메라 3대를 설치하고 회사의 럭비선수와 경비들이 일부러 멱살을 잡는등 시비를 걸어서 혼자 투쟁하는 제 남편 신경건드려서 만에하나,불법적인 행동을 하게되면, 촬영해서 고발할려고 그런 추잡한 행동까지 마다하지 않고 한것입니다.

여러명이서 한사람 바보만드는건 식은죽 먹기입니다
삼성이 제남편을 미행,감시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서 고소하면 기각당하고 삼성이 고소고발하면 바로 걸리는등 지금까지 수없이 고소고발을 당해왔습니다.

주위에서는 대부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제아무리 저희가 떳떳하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면서 이제그만 포기하라고 종용합니다.

하지만,제 남편은 가정을 내팽개쳐가면서까지 오직 삼성사원들이 자기처럼 억울하게 해고당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마음으로 지금까지 복직투쟁을 전개한것입니다.

작년여름,생계를 위해서 포도장사를 몇번했습니다. 회사앞에는 두세번정도 간걸로 기억합니다.

다른곳은 장사가 안되고해서 회사 아는 사원들이 많이 있기에 장사를 위해 회사앞에서 포도 판걸 가지고 삼성은 포도장사로 가장해서 사원들에게 접근을 시도했다고 얘기합니다.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정말로 제 남편이 잘못했다면 고개숙이고 말지,무엇때문에 대기업 삼성에 맞서서 힘겨운 투쟁을 계속해왔겠습니까? 저역시 제남편 투쟁하지 못하도록 적극 만류했을것입니다.

정말,이나라에서 노동자로서 살아간다는것은 너무나도 힘이든것같습니다. 법은 가진자들을 위해서 있는것 같습니다.

재벌이나 권력층은 불법세습,편법증여,세금포탈을 하여도 법에 저촉되지않고 힘없는 노동자들이나 서민들은 아주 자그마한 일에도 법의 심판을 받는것같습니다.

저희는 정직하고,바르게 살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하지만,세상은 저희에게 너무도 힘겨운 현실만 안겨주었습니다.

저희가 평소 알고있던것과는 달리 너무도 다른 현실에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부당하다고 외쳐봐야 돌아오는건 공허함뿐입니다.

제 어린딸(8세)은 항상 아빠가 보고싶다고 밤에 잠도 안자고 사진보며"엄마...나.. 아빠 하늘만큼 보고싶다.너무너무 보고싶다" 며 눈물흘립니다.

엄마로서 꼬옥 보듬어 안는것 밖엔 아무것도 해줄수없는 현실이 너무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해고자가 복직투쟁한것이 무슨 큰 잘못이라고,삼성은 한가정의 행복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지,분통이 터져 살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거짓이 난무하는 이세상에,힘없고 소외된자들이 더이상 고통받지 않고 편안하게 살수 있는 세상이 빨리 오길 바랄뿐입니다.

제남편의 억울함을 풀수만 있다면 제가 분신자살을 해서라도 억울함을 풀고,삼성의 부도덕성을 온천하에 알리고싶습니다.

두서없이 쓴글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