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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요? 저도 정말 미치겠어요.


BY 71smile 2002-08-12

저는 결혼 3년이 되어 가는 32세 맞벌이 주부입니다.
결혼해서 두달간 스파르타식으로 시집살이를 하다가
분가를 했습니다.
그러나 말만 분가였지 일주일에 3~4번은 들러야 했고 제가 쉬는 날은 주말에 꼭 자고 "무조건" "밥"하러 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니 저희집 살림은 늘 찬거리들이 시간을 넘겨 하루 한끼 먹으면 상해서 버리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 밥은 한지 100시간 가까이 되는(주말까지 끼여 있을땐) 경우도 생기고...
살림은 말이 아니예요 아침 일찍 출근해서 퇴근 후 저녁까지 과외 아르바이트에 학원까지 다니며 열심히 살려는 데
어른들은 일주일에 하루 있는 쉬는 날엔
무조건 그 전날 와서 자고 새벽에 일어나 밥을 짓게 했습니다. 그리곤 쉬라는데 제가 그집어디서 다리 한 번 뻗어 볼 수 있겠습니까?
그것 뿐이 아니었죠...
결혼 당시 저는 극도의 피로 속에서 누우면 졸도 수준의 수면 부족이었는데 밤 11시, 12시까지 TV 앞에 계시면서 저까지(물론 혼자 -신랑은 자기 방에서 컴퓨터 오락등등) 꼿꼿이 거실에 같이 앉아 있게 하시면서 친구들 앞에서 자랑하시길 우리 얘들은 어른 잠자리 들긴 전에는 쉬러 들어가지도 자지도 않는 착한 아이다 라고 하시더군요. 고문
수준이었죠...
그러고 방에 들어가면 신랑하고 알콩달콩 얘기가 어딨습니까? 그냥 쓰러져 잠들죠...
둘사이에 대화란 그저 그사람 출근하는 운전중에(나 먼저 출근 하고 난 후) 나누는 핸펀 대화가 하루 대화의 끝이었고 숨도 못 쉬는 하루하루에 그해 봄에 결혼 하고 겨울에 가서는 병이 났었고 이혼까지 하려고 했었어요. 몸에 피가 돌지 않는 정도의 극도의 스트레스 였죠.
신랑이 효자냐구요? 효자긴 효잔데 늘 어머니랑 다퉈요 그것도 다툴땐 심하게 그래서 늘 내 편(?)이지 어머니 편은 들지 않아요; 결국 결과는 어머니의 말씀을 따르게 되지만 -.(중간에 내가 있어서 그의 입장이 불리해져서)
그 집안 식구 모두가 다 어머니의 히스테리를 제일 걱정해요. 혼자 독불장군이시죠.

3년이 되어 가는 지금도 1주일을 편히 잘 못 넘깁니다.
실제로는 2주에 한번 정도 가는데요 늘 불안함 속에서 주중에라도 한 번은 들르게 됩니다.
거기다 저흰 시집이 두군데입니다.(하나는 5분거리의 살림집, 하나는 30분거리의 농장이죠
예전에 사시던 곳인데 축산업을 하시는 아버님께서 가끔 주무시곤 하시는데 거기 청소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곳 청소도 자주 해 놓으라네요 또.

지금은 방학이라 초등학교 새내기교사인 시누이가 집에 있고 시동생이 집에서 출퇴근하는데자주 가는 만큼 자주 보는 편인데도
"남들 보기좋게"
우리집에 초대해서 식사 한끼 안 한다고 어제 휴일날 아침에 다짜고짜 전화해서 역정을 내시네요
전 너무 놀라고 황당해서 대꾸도 안 나오고 숨이 멎어버렸어요
뭐 우리형제 사이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적도 없고 그냥 그렇게 잘 지내고 있는데도 바램이 넘 크시네요...(안 하겠다는 것이 아닌데 조금의 지체도 용서가 안되요)
하나에서 열까지 자기가 생각하시는 '이상'에 맞지 않으면 전화통에선 "내다" 소리와 함께 하이톤의 게릴라성 발언이 폭탄수준입니다.

누가 자식 자랑이라도 하는 날엔 ...
우리 어머니 귀가 얼마나 얇으신지 "세상에 가까이 살면서 너희만큼 어른한테 못 하는 것들이 없더라"나요?
그것도 저한테만 그러시는 게 아니라 (자기 성난 것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신랑회사에도 전화해서 더 크게 신경질을 부리셨나봅니다. 아니 매번 그랬겠지요. 그래서 주말에 저녁 먹으러 갔다가 똑같은 말씀을 또 하십니다. 역정을 더 크게 내시면서. 그러면 저희 신랑
또 가만 안 있습니다. 당장 둘이 다시 안 볼 것처럼 막말들을 하며 싸웁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저한테나 다른 사람들 앞에선 얼마나 경우 바른 사람인양 행동하던 사람들이 집안에선 정말 부모 자식간이라지만 너무 솔직합니다.

그러고 돌아오면 우리 신랑 울 때가 있습니다. 혼자 지쳐 엎드려 잠들어요. 자기도 어쩔 방법도 모르고 나한테는 미안해하면서... 가슴 아프죠.
당신이라도 참아야지 같이 그러면 결국 나만 뒷감당해야잖냐구 집에 와서 얘기해 보지만 엎질러진 물, 큰 효과가 없어요.
잠도 편히 못자고 악몽에 시달리구요 다들 그만 두라고 소리치고 이 상황을 탈출하고 싶지만 왜 내가 그런 불행한 선택(포기)을 해야하죠?
"1년만 더, 2년만 더, 3년만 더" 하고 참고 있는데 더 이상 돌아 설 곳 없는 나 같은 며느리는 어떻게 해야 하죠?
초기에는 거의 1 년 이상을 칼을 갈고 있었더랬어요. 여차하면 돌아가야지 빨리 돌아가야지 하면서 아기는 물론이고 신랑에게도 거짓으로 애교 부리고(그렇게 친한 척이라도 안하면 둘이서 대화도 안하고 미칠 것만 같았어요)
학원에도 일본어를 배우러 갔었어요 아는 사람 편에 일본으로 떠나 버릴려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의 부모인데 우리 엄마아빠처럼 그 분들도 사랑해야 하는데...
원망과 분노로 온갖 피해의식에 둘러 쌓여서 건강도 나빠지고 불행하기만 하고 그랬어요...

근데요... 생각을 바꾸기로 했어요.
어머니 그 분의 입장에서 오죽 자기가 대우받고 싶었으면 내게 저렇게 투정이실까? 얼마나 대접받고 산다고 자랑하고 싶으면 저렇게 많이 요구하고 그럴까?
남들 보기에 번듯한 좋은 선물(밍크 @@)도 받고 용돈도 이만큼 받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 기대에 우리가 못 따라주니까 그래서 저렇게 과장하시는구나...하고
그러니까 좀 맘이 편해지대요
나도 생일 때면 시어른들로부터 생일용돈을 챙겨 받을 때 무
지 감사하거든요 감동적이고.

근데 어머닌 끝없이 바라는게 +가 되지 -가 되진 않는다는 것이 문제네요...
변덕에 욕심까지 많으신 분이신지라...

아! 괴롭습니다.
이젠 어디 가서 이러고 산다고 말도 다 못합니다.
처음엔 이런 일이 믿기질 않아서 자문 구한답시고 많이 얘기했었는데... 지금은 부끄러운 어른을 모시고 사는 불쌍한 며느리라는 게 밝힐 수 없는, 티 낼 수 없는 수치심이 생겨서 말도 다 못하겠습니다. 그냥 묻어 두고 지냅니다.
언제까지 참다가 폭발하면 어디로 튈지 두렵습니다.
여전히 그대로 가슴에 피 맺혀있는 일들이 하나도 잊히지 않고 선명히 남아있어요.
신혼 초에 큰방에 불러 앉혀놓고 왜 이집에 시집왔느냐고 불쌍한 남의 집 딸에게 구석에 몰아넣고 윽박지르던 일,
우리 분가할 집 수리 도와 주시던 친정 아버지 점심도 못 챙기고 늦잠 자는 시동생 깨워 밥챙겨 먹이러 불려가야 했던 일 등등이 생각납니다.
볼 때마다 돈돈 돈 얘기뿐일 때도 있었고 김치도 뭔가 마음에 드는 일 나에게 미안한 일이 생기면 겨우 얻어 갈 수 있습니다. 절대 손해 보지 않으시고 무언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어른인가 봅니다.
하지만 저도 만만찮게 알뜰합니다. 그래서 그런 어머니가 더욱 이해가 안 갈때가 많습니다.
우리 살기도 빠듯한 데 나까지 맞벌이해서 겨우 살아가는데 싶어서요.
적금도 넣지 말고 어른들 식구들한테 쓰래요. 지방이라서 다행이지 서울 같은 데선 남들 전세값도 안 될 허름한 아파트지만 집 사줬다고 유세하시나봐요(감사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한다는 뜻). 전 독립하고 싶어요. 없어도 우리가 벌어서 손 벌리지 않고 살 자신 있는데
이제 50줄에 드신 어른이 우리 죽으면 이거 다 니네껀데 하십니다. 참! 아무래도 우리 어머니께서 저보다 오래 사실 수도 있지 않나요?

후 ~~ 그냥 묻어야지 어쩌겠습니까?
이미 시작한 결혼생활인 것을...
다시 예전(처녀시절로 똑같은 생활)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착각은 안 합니다. 그 상처를 이기고 견뎌낼 새로운 자신이 생기기 전에는요

근데------

어제는요 밤에 집에 오셔서는 욕 비슷한 말까지 하고 가시네요 신랑이 말 꼬투리를 잡혀서

나 참! 세상에 태어나 어디가서 들어보리라 생각ㅎ지도 못했던 말을
시어머니한테 들어보네요..
아무리 우리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셔도 그렇지.
나 어떻게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