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속상한 맘에 이렇게 글을 써내려갑니다.
저희 신랑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입니다.
책임감도 강하고, 안정된 직장에... 친구나 술도 적당히 즐길 줄 알고, 아내를 위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지닌..
그렇다고 시댁에 잘하라고 강요를 하느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시부모님들이 워낙 좋으신 탓에 마찰도 별로 없지만,
간혹 제가 시부모님들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면 여지 없이
제 편이 되어 줍니다.
이런 남편한테 뭐가 불만이냐구요?
우리 남편은 저의 어른스러운 면이 좋다고 합니다.
저요... 꽤 독립적인 성격에 남편한테도 웬만하면 우는 소리 하지 않습니다. 독한 성격이라 그런 건 아니구요... 장녀라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자기 문제는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혼 3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죠.
개인적인.. 결혼했다고 해서 개인적인 문제들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때마다 우리 남편은 잘할거라 믿는다... 라는 격려가 전부였습니다.
어떤 결정도, 어떤 과정도..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지요.
한동안 서운했지만.. 어차피 내 인생은 내꺼라는 맘에 그런대로 잘 적응하고 살았습니다.
제가 임신 3개월입니다.
그리 원하다 가진 아이는 아니었지만 신랑도 기뻐하고, 어른들도 좋아하셔서.. 뿌듯했죠. 저희 신랑 잘 했습니다. 청소니.. 빨래니.. 설겆이니.. 손 하나 까딱 못하게 하더라구요. 입덧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워낙 체력이 바닥인지라 정말 몸이 천근만근이었습니다.
물론 고맙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인간인지라.. 한편으론 애를 나 혼자 낳는 것도 아닌데, 아빠될 사람이 저 정도는 해 줄 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달가량.. 잘 하던 남편이 어제는 그럽니다. 도대체 사려깊은 우리 마누라는 어디가고, 이기적인 마누라랑 살려니 힘들다구요. 절대 농담 아닙니다. 얼굴이 벌게져서 정색을 하며 말하더라구요.
왜 그랬냐구요? 친구만나러 나가는 길에 떡볶이 좀 사오랬습니다.
(멀지도 않습니다)
그 방향으로 안간답니다. 돌아가서 사오라구..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거 아니냐구.. 그랬더니 그럽니다...
아.. 평생 그럴 것두 아니고, 여직 그런 적도 없습니다.
임신 초기에 누워있기도 힘들어 눈물 흘리는 아내를 두고, 중국으로 친구들이랑 열흘동안 휴가 다녀온 남편입니다.
저 아무 말 없이 그러라 했습니다.
제가 이기적입니까?
그 정도 응석도 못 부립니까?
우리 남편은.. 머든 평등한게 좋다 합니다.
저는 남편하고 똑같이 돈벌고, 똑같이 공부합니다.
그러면서 저 집안일 맡아 할 때 가끔 도와주며 평등이랍니다.
자기 직장일 혼자 알아서 하니.. 저한테도 죽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며 평등이라 합니다.
저한테 시부모한테 전화하란 얘기 안하지만, 우리 집에도 절대 전화 안합니다. 이번에 중국 다녀와서, 제가 친정에서 일주일정도 머물다 왔는데도 다녀왔다고 전화 한통 안 합니다.
정말 서운하지만.. 저 한테도 강요 안하니...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전 가끔 기대고 싶습니다.
이게 욕심 입니까?
그래... 니 맘 다 알았다.
부탁하면서 정말 미안한데 부탁한다고 말 못해서 미안하다.
일 해주는대도 고맙다고 말 못해서 미안하다.
이제 내 밥은 내가 알아서 해 먹으마.
그렇게 내가 알아서 할테니...어디 혼자 잘 살아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