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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한달전부터 신랑과 싸우다니...


BY 우울 2002-08-17

어제 밤늦게 아컴 보다가 명절엔 부모님 용돈 얼마드리냐는 얘길 보고서 신랑에게 말 한게 싸움의 화근이었다.

우린 결혼하고 일년간 맞벌이를 하다가 임신으로 인해 난 직장을 그만두었고 이제 신랑 혼자 버는 생활에선 처음 맞는 명절인셈이다.

그동안은 양쪽부모님한테 10만원씩만 드리자고 했지만 사실 시댁에 내려가면 봉투가 너무 얇아 보여 시댁은 더 드리고 우리집은 항상 10만원이었다.
그리고 명절인데 그뿐만이 아니쟎나. 아버님 어머님 선물에(생신이 아니어도 꼭 각자 사 드려야 한댄다.) 명절때마다 사는 선물셋트에
그것도 집 주위에 친척분들이 다 옹기종기 모여사는데 그걸 꼭 같이 다 장만한다. 거기다 소주,막걸이,술 선물셋트...기타등등
이렇게 자질구레하게 돈이 들어가다 보면 돈이 많이 깨진다.

거기다 시댁이 가깝기나 하나. 저 남해안 바다 앞집이니 땅끝마을에 가자면 차 기름값이니 또 걸리는 시간은 열몇시간~~~

이번 여름휴가도 시골에 갔다왔다.
자기는 집에가서 엄마가 만들어주는 맛난 반찬에 여유로우니 휴가이겠지만 임신해서 이제 배가 꽤 부른 나는 시부모님이 아무리 잘해주셔도 불편한 곳이 아니겠나! 뱃속에 애기도 힘든지 며칠동안 똘똘 뭉쳐서 움직이지도 않았다.

이번에 형님네랑 합쳐서 어머님 김치냉장고 사 드렸고 휴가때 아버님 어머님 두분 한약도 해드렸다.그런데도 올라올때 용돈 드릴려는데 10만원을 드릴려니 영 부끄러워 내가 못드리겠어서 신랑에게 드리라고 했다.

그런데 어제 아컴의 글들을 보니 내가 시댁에 못해드린게 아닌것 같아 위안이 되고 우리보다 훨씬 많이 버는 사람들도 다 비슷하구나
그랬다.

그래서 신랑에게 얘길 하며 휴가때 다녀온지도 얼마 안되니
이번 추석엔 시댁에 전자레인지 사 드리고 그냥 용돈은 안드리면 안되겠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신랑이 벼락같이 화내며 너는 시댁에 하는게 그렇게 아깝냐? 그렇게도 돈이 좋으냐? 너 그럴땐 정떨어진다 며...

사실 그동안 맞벌이 해서 쪼들이는거 몰랐었던거죠.
신랑 월급 120 . 보너스는 명절에만 50나오는데 그걸로도 모자르죠.
맞벌이 할때 한달 생활비만 100이상은 썼어요.근데 갑자기 그걸 확 줄이려니 당연히 힘들죠.

어젠 갑자기 낮에 짜장면이 먹고 싶은 거예요. 입덧이 끝나니 갑자기 먹고 싶은게 많이 생기데요.
시킬까 하다가 점심값 아낀다고 도시락 싸간 신랑 생각이 나서
나가서 그냥 짜파게티 사와서 끓여 먹었거든요.근데 그 얘길 하질 말것을...어제 너무 서러워서 울면서 이 얘길 했더니 신랑은 신랑대로
비참한가 봐요. 배부른 아내가 먹고 싶은것도 안먹고 궁생시럽게 사니 ...
서로에게 상처를 준거죠.
아이~ 내가 왜 이러는지...
내 자신도 싫어지는 거예요.

아침까지도 둘 다 기분이 영 엉망이네요.
화난 사람처럼 출근하는 신랑 뒷모습을 보니 또 눈물이 나오고...

오늘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 날인데 눈도 퉁퉁 붓고 배가 나와서 마땅히 입고 나갈 옷도 없고 기분도 그렇고 정말 나가기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