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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왠쑤


BY 아내 2002-08-18

며칠 후면 제 생일입니다

우리 딸이 엄마 생일이 팔월달이란 걸 알기 땜에 오늘 아침부터 수첩이랑 연필을 들고 와서 엄마 생일에 뭐가 필요해? 어쩌구 하며 수첩에 적으려고 귀염을 떨었습니다

딸이 이것 저것 적다가 엄마 뭐가 필요해 묻길래 "아빠가 주는 선물"이라고 대답했더니

저 빌어 먹을 인간이 하는 말이
"생일때마다 그러는 거.. 생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러는 겁니다

지가 내 생일에 선물이 부담되는 인간이 그러면 그러려니 합니다
나 저 인간한테 데이트하는 이년 동안 결혼하고 팔년동안 생일 선물 한번 받아 본 적 없습니다

선물 기대도 안합니다
팔십프로 이상 농담 삼아 그래 보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말 듣기도 귀찮다 이겁니다
아예 생일이란 것이 없었으면 좋겠답니다

그 말 들으니 열 무지 받두만요.....

나 보고 너는 나한테 해 준 것이 뭐가 있냐 이럽니다

말은 먹여 주고 차려 주면 됐지라고 답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데이트 하는 이년 동안 두번 다 정성 들여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결혼 하고도 한 삼사년은 선물 준비 하고
정성들여 정말 정성 들여 상 차렸습니다
지도 놀랄 정도로 땀 뺐는데

선물도 시큰둥해하고 나도 매년 못 받으니 그만 두었고

상 차려 놓으면 사람들하고 먹고 들어 오고
술 마시고 늦게서야 들어 오고
물론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 와서 김 팍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샌 그냥 미역국 끓이고 일품요리 정도로 두어가지 신경 쓴 음식 만들고 그랬습니다

요즘 인터넷 보니 사람들 연애할때는 공주 대접도 받고 하더만
저는 제 남편이 처음 사귄 사람이라 사람마다 성격이 틀리겠거니 하고 별로 신경 써지 않았습니다

저런 인간하고 결혼한 것이 무척이나 후회됩니다만.... 돌아 갈 수 없는 강을 건너 온 거 같고......

아예 귀찮은 내 생일이 없었으면 하고 막말 하는 저 인간
미워 죽까씸다....

저 인간이 귀찮은 건 저녁에 밥 먹으러 밖에 나갑니다
이것도 한 거 세번 정도 했습니다
그전에는 얼굴도 못 본적 몇번 되고 안들어 온 적도 있고

아무튼 밖에 나가 저녁을 먹는데 그거 지 돈 냅니다

그럭하고 어째는 줄 아십니까
며칠 후나 한 두주 후에 밥 값 낸 거 하고 어쩌구 하면서 돈 없다고 돈 달라고 해서 돈 더 보충해 갑니다

정말 이렇게 대접 못 받고 사는 인생 될라고 결혼이란 것을 했는지 한심스럽습니다

저는 친정에서는 외동딸로 대접 받고 살고 제 생일 특별한 날로 알고 커 왔습니다

여자 팔자 뒤웅박이라고 친구들 중에 사는 것도 제일 후지고
남편 자랑거리도 없으니
정말 복도 지지리도 없습니다.....

이래도 결혼하면서
조건 보다 사랑이 우선이라고 떠벌렸으니 제 친구들 눈에는 제가 얼마나 한심스럽겠습니까
부부는 전생의 원수라더니 저 인간이 나한테 전생 원수를 갚는 건지...

약 오르고 열 받고 한심해서 떠벌려 봤습니다

쓸데 없이 말이 너무 길었다면 이해해 주세요

복 받는 인생들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