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속상해 방인데 안녕하시냐는 말이 왠지 어울리지 않네요.
그래도 우리 여성들 힘차게 안녕하게 살아갑시다.
여러분께 여쭙고 싶은게 있습니다.
오래전에 친정엄마가 불쌍해서 글 올린적이 있었어요.
아버지의 말도 안돼는 고집과 아집에 온 식구가 오랜세월을 주눅들고 질려하며 살아왔었습니다.
이제 막내여동생만 남고 모두 결혼했지요.
제가 큰딸입니다.
저를 비롯해서 밑에 여동생과 남동생 모두 결혼해서 제가 사는 지방에 모여 살고 있어요.부모님은 대전에 사시는데,아버진 당뇨가 오래 되셔서 현재 상황이 좀 안좋으세요.
현기증도 잘 일으키고 당뇨수치도 높구....
친정이 못살아서 엄마는 현재 큰 한식집에 일을 나가십니다.
아직 60도 안된 나이시지만, 언제까지 남의 집 일을 하시는건 저나 아버지도 전혀 바라는 바가 아니랍니다.
그래서 우리 형제들끼리 상의를 해서 모여 살기로 했습니다.
임대아파트를 신청해 놓은거였죠.
마침 이번에 주공에서 새로 지은 22평의 아파트가 11월에 입주라서 신청을 했구 당첨이 되어서 대전집을 정리하시고 올라오시라고 했습니다.
우리 아버지...절대 안오신답니다.
젊은시절을 술과 여자로 지내오신 아버지.
엄마는 식당을 하시며 우리 사남매를 키우셨고,아버진 그 당시에 사기꾼에게 두번이나 속아서 모은돈 다 날리셨지요.
엄마의 만류는 절대 안듣고 그시절의 대부분이 남자들이 그랬듯이 남자가 하는일에 참견한다며 폭력을 쓰고...
그런걸 보며 자란 나는 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나쁜것들 뿐이였습니다.
학교다닐때 자식사랑 만큼은 남달랐던 아버지는 우리의 통학을 오토바이로 늘 실어 날랐고,용돈도 넉넉히 주셨고,학교에서 하는 각종 단체활동은 거의 해봤던 저로써는 그나마 큰 딸이라고 혜택도 많이 누렸었죠.
그러나...여지없이 아버진 엄마 앞에서 만큼은 그 어떤 자상함은 찾아볼수 없는 냉혈인이였습니다.
엄마가 남의 식당에 나가서 일을 할지언정, 당신 자신의 고향은 뜨지 않을 작정을 하신거같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보곤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고 술만 드시면 전화하면서 우릴 힘들게 하십니다.
너희엄마가 불쌍하지도 않냐구요.
불쌍한거 아는 분이 왜 좋은 아파트생활을 거절하구 그 무너질듯한 집에 미련을 두고 떠나려 하지 않냐구 했습니다.
아버지 아프시고, 언제 쓰러지실지 모르는데, 엄마가 아빠 수발드느라 일도 못다니시면 뭐먹고 사실거냐구...
아버지의 말두 안돼는 사업의 실패로 거지가 된 우리집은 저를 비롯해서 형제들이 다들 거의 빈손으로 시작을 했답니다.
결혼생활도 어느정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생활이 필것인데, 우린 너무 없이 시작했구 형편이 나아지질 않더군요.
그런 저희들에게 너희들이 먹여살리면 될거 아니냐구 하시구,...
우린 그럴 형편이 안되니 모여 살면서 엄마 아버지 모시고 살며 없는 와중에도 서로 나눠먹고 함께 뭐라도 해서 살면 좋지 않느냐구 설득해도 죽어도 싫시네요.
그냥 이렇게 살다 죽을때 ... 난 자식없는 사람입니다....라고 유서쓰고 죽는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볼때 불쌍해서 당신 시신이라도 거두어 줄거아니냐며....
참, 어이가 없더군요.
곁에 모시고 효도하겠다구 해도 싫다고 우기시는 분이 평생을 고생시킨 엄마는 불쌍하다며 우리보고 신경도 안쓴다고 역정이구..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이젠 혼자산다구 니 엄마나 모시고 가랍니다.
맘같아선 그렇게라도 하고 싶습니다.
우리 엄마 ...너무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저 학창시절에는 예절교육시간에 엄마 모시고 가면 선생님과 친구들이 우리엄마 미인이라고 놀라했습니다. 그게 저에게 있어서 가장 자랑거리였답니다.
우리 키우면서 평생을 이년 저년 욕한번 안하신 신사임당 같은 고운 분이셨습니다.지금도 친구같고 우리 자식들과는 너무도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집에가면 숨이 막힙니다.
평생을 숨막혀 사신 엄마가 가엾구 불쌍합니다.
어제는 아버지와 전화하며서 너무 속상해 소리를 높였네요.
아버지 참 너무 하시는거 아니냐구...
어떻게 평생을 당신의 고집대로만 사시냐구...
엄마 불쌍하다면서 어쩌면 당신의 고집은 세월이 흘려도 사그러들질 않냐구.... 그랬더니 자긴 그렇게 산답니다.
그러니 다 필요없다면서 자신이 굶어죽든 아파서 죽든 내버려두랍니다.
남들은 부모가 자식을 늙으면서 의지한다는데...
우린 반대네요.
여러분 어떻게 해야하죠?
우리 엄마 ..너무 사랑하는데.
저렇게 일생을 일만하다 돌아가시면 난 정말 아버질 저주하며 살아갈건데... 어떻하죠?
엄마가 너무 힘드셔서 오래전에 어떤 절에 기도하러 갔는데 그곳 스님이 이런말씀을 하시더래요.
엄마의 사주를 보더니 ....한숨을 쉬시면서 어떻게 이렇게 최악의 인연과 살게 되셨냐구.
궁합중에 가장 최악의 궁합과 사는거라구요.
엄마의 희생으로 아버지의 운명은 그나마 복받은 운명으로 살수 있었던 거라네요. 복많은 남자죠.
예쁜 울엄마는 뭔가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엄마라도 강제로 모시고 올까요?
하지만, 울 엄만 안오실겁니다.
아빠가 불쌍하데요.평생을 저렇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그렇게 태어난 자체가 너무 불쌍해서 자긴 못떠난데요.
엄마라도 아빠를 지켜야 한데요.
자기가 안지키면 아빤 죽는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