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시댁에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아짐입니다.
며칠전에 남편한테 같이 술마시면서 솔직하게 속마음을 고백했습니다.
시모 하나만, 아님 당신 하나만, 아님 경제적인 일 하나만, 아님 동서
될 년 하나만, 아님 직장일 하나만... 것두 아님 임신을 하지 않은 상
태였다던가 것두 아님 시부가 폐암 선고를 받았다가 나 입덧 끝나고
나니까 오진이라고 했다던가 이런 식으로 따로따로 한가지씩만 내게
일어났다면 나 이케까지 상처안입고 속썩이고 안살았을거라고...
나도 인간인데 감당해야할 일이 한꺼번에 넘 많이 터지고... 당신 중
국에서 일 실패하고 돌아왔을 때 내게 따뜻한 말을 기대했다가 내가
경제적인 문제로 당신 달달 볶는다고 나한테 무참하게 굴고.. 시모도
내게 똑같이 했던 일이 가슴 아픈 이유는 내가 당신이 힘든 상황임에
도 그런 말을 왜 했는가를 전혀 생각해보려 하지 않았던 거라고..
글구.. 내가 내 앞가림이나 잘하고 악바리라면 이렇게까지 동서될 애
와 시모 피하지도 않는다고.. 그들이 보기 싫은건 둘째 문제고 나는
또 그들에게 상처입고 자존심 상할 일이 일어날까봐.. 그리고 그런 상
황이 벌어졌을 때 내가 상처입지 않도록 내 자신을 지켜낼만한 힘이
없다고. 그래서 두렵다고..
글구... 당신 이제까지 결혼해서 살면서 시집엔 꼬박꼬박 생활비 드렸
지만 울 친정엔 그런 적 있냐고... 우리도 지금 이런 경제형편에 아
이를 하나 더 낳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자식 딸인데 얘도 시
집가면 신랑이 친정에 돈 갖다주라는 말 안할테고... 그러다 당신 장
남이라고 부모님 모신다고 오면 그때부터 병원비 대랴 생활비 대랴 밑
빠진 독도 물붓기고 그럼 내 평생에 1억은 커녕... 20평대 아파트라
도 하나 장만할 수 있는 날이 오겠냐고... 나 당신부모처럼 자식한테
기대서 살고 싶지 않다고....그래서 모질게 살 수 밖에 없다고. 나 예
전처럼 살아봤자 잘했다는 소린 못들을거 뻔하고.. 그러느니 차라리
나 늙어서 양로원에 갈 수 있을만큼의 돈은 갖고 있고 싶다고 울면서
얘기했어여...
남편 암말 못하더군요.
근데.. 얘기 끝내고 나와서 혼자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이대로 살다
간 1억한번 못만져보고 내 평생 집 전세로만 전전하다 끝나는건 아닌
가 싶어서 많이 우울해지더라구요.
휴.... 울 엄마가 결혼하지 말라고 할 때 하지 말껄... 후회도 합니다
남편한테 이 소리 하니 남편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일케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인류가 종족 번식도 하고... 다 짝 만나서 사는거야. 안그
럼 가난한 집 남자들은 결혼도 못했게.."
이 왠수야.... 왜 하필 나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