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952

가까워 질수 없는 사이


BY 자유 2002-08-29

나는 결혼 하면서 어른을 당연히 모시는 걸로 알았습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윗분들에게 하듯 하면 당연히 귀염 받는줄 알았으니
내가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결혼생활 13년을 지내면서 절절이
느낍니다.

결혼 하면서 홀시어머니. 시할머니를 모시고 살았지요.
우리 신랑퇴근이 늦으면 화장실 갈때 문소리도 못내었지요.
무슨 기척이라도 나면 할머니. 시엄니가 내다봐서요.
자식이 늦어지면, 잠이 안 오더라도 방안에서 자는척 기다리면
안 되나요?
울 시엄닌 아예 길에 나가서 아들 차 올때까지 기다립니다.
새벽 2시도 예사로 알고 기다리지요.
저요?
열 받아서 일부러 안나갔습니다.
방안에서 독기(?)를 뿜으며 기다렸지요.

아무리 늦어도 아들 밥 손수 차려주고
그 앞에 앉아 미주알 고주알 온갖 얘기들을 합니다.
새벽 1시에도요....
우리 남편은요
말 많이 하는 자기 엄니가 부담스러버서 들어가라고 해보지만
안 됩니다.
며칠 전에는 아침 식전에 부터 남의 말을 하더군요.
시골에서 누가 복숭아를 먹으러 오랬는데
누가 그 싸고 흔한 복숭아 먹으러 차비들여서 거길 가겠냐면서
아들한테 얘기하다가 한소리 들었지요.
그런 전화 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그런말 하지말라고 아들이
그랬거든요.
울 시엄니가 평소에도 말할때 과장법이 좀 심합니다.
오죽하면 우리 시누가 엄마 얘긴 50%정도 깎고 들으라고 할까요?
아들한테 그 소릴 듣고 우리 신랑 출근후에 절 잡더군요.
저도 출근해야 하는데 우리애들 (8살. 11살) 보는데서 부들부들
떨면서 이젠 애들이 이만큼 크니까 나를 내 칠거냐면서 퍼붓더군요
저요?
하도 기가 막혀 그랬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까? 하실말씀 있으시면 애들 아빠한테 하시라구요.
그랬더니
절 보고 그래요
둘이 짰냐구요.
더더욱 기가 막히더군요.
제가 속이 넓진 않아도 그런 여우짓을 할줄 몰라서 여태 맏며느리로
살면서 속 썩고 사는줄은 모르고...
출근하는 사람 따라 길에 따라오면서 퍼붓더군요.
그날 제 심정이 어땠겠어요?

요즘은 그런 일이 있으면 일찍 집에 들어가기가 싫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무슨일이 있으면 아들이 없는날(낚시 가거나..)
밤에 인상을 잔뜩 굳히고 절 부릅니다.
"니 내하고 이야기 좀 하자"
로 시작해서 사람 진을 다 빼놓지요.
처음에 멋 모르고 불려가서 다 들어주고 나중엔 결국 사과까지 하고
나오곤 했지요.
그러나 요즘은 싫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좀 하자 고 할까봐 무섭습니다.
한번은 목욕탕에서 씻고 나오는데 글쎄 컴컴한 거실에서
기다리다가 " 니 내하고 이야기좀 하자" 하는데 뒷 덜미가 오싹하
면서 너무 싫은겁니다.
그래서 저는 더 들을 이야기가 없다고 하면서 방으로 들어오는데
따라 오잖아요
그래서 할수 없이 문을 잠궜더니
마루에서 난리를 치더군요.
그러 저러한 일을 겪으면서 자꾸만 거리가 멀어지네요.
우리 시누하는말 " 따로 살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우리 엄마 성격
에 혼자 살지도 못하고 우리는 할말이 없지만 잘 살아 주면 좋겟다" 그러데요.
혼자 사는 성격이 따로 있나요?
결혼중 잠시 2년정도 분가 한적이 있었는데 매일 오더군요.
나 출는후 매일 와서 청소하고 반찬가져다 놓고
그걸 좋을것 같나요?
안 겪어 보면 모릅니다.
생활비도 우리가 대야지요.
이젠 시엄니 편찮을 까봐 걱정이지요.
그때 이 맘으로 간호를 제대로 할수 있을지
정말 걱정입니다.
내가 왜 이런 부담감을 안고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