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잠만 오고 머릿속이 멍해요.
아무일도 하기 싫고, 울컥울컥 눈물만 나려하고, 기운도 없고, 한숨만 나와요.
아기 낳고부터 쭉 이런 증상에 시달려왔는데... 아기 때문인지,
남편 때문인지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나자신 때문인지도 몰라요.
자신감도 없고, 아무일도 혼자서는 못할거 같고, 무력해요.
1년이 넘었는데, 며칠전부터는 가슴속에 주먹만한게 하나 막혀서
갑갑한거 같아요.
한번 울기 시작하면 울다가 숨이 넘어갈거 같구요.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는데, 남편이 이런 내모습을 너무 미워해요.
내가 무력감에 가만히 있으면 소리지르고 화내고.
그래서 내가 울면 더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뭐 집어던지고 그래요.
남편하고 알콩달콩 재밌게 살고 싶었는데, 그동안 싸워도 그 꿈은 버리지 않았는데..
이젠 그마저도 포기했어요.
내가 아프고 보니 남편이 날 너무 박대하고 서럽게 하고.. 그런 모습을 보니, 저 사람 내가 뭘 믿고 같이 정주면서 살까 하는 생각에 지금 절망스러워요.
오늘은 아무것도 못하겠네요.
하루종일 정신이 멍하고, 기운도 없고... 어디가 고장이 난건지, 아니면 남편때문에 우울해서 그런건지,
이러다가 내가 아예 앓아 눕게 된다면 저 사람이 날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7년 같이 산 사람 맞는지...
그동안 집장만 하느라고 안쓰고 안입고, 엄청 알뜰하게 살았는데..
다 부질없다는 생각만 드네요. 다 소용없네요.
같이 산 남자, 그래도 나한텐 착한 남자인줄 잠깐 착각했었는데...
말그대로 착각이었네요.
내가 힘들고 기운없으니까 너무 비열하게 구네요.
기운없고, 힘없는 사람 짓밟기로 작정한듯 하루하루 더 다른 모습으로 사람을 실망시키네요.
부부가 뭘까요..
이제 말하기 시작한 우리 아기 데리고 놀면서도 내가 방 닦는 모습을 본 우리 아기가 휴지들고 방 닦는 시늉을 하니까 남편이 옆에서 한다는 말이 '엄마가 얼마나 방을 안닦았으면 아기가 방을 다 닦냐고...
걔가 누가 하는거 보고 배워겠어요.
말을 해도 꼭 그렇게 해요.
아기 밥 내가 아파도 잘 챙겨 먹여요.
내 자식인데, 에미가 아기 굶기겠어요.
그런데도 들어오면 아기 뭐 해서 먹였냐고 꼭 꼭 물어보고 확인해요.
저녁 다 먹이면 들어오면서도 아기 배 만져보고 밥 먹였냐고 묻고.
내가 계모인가요.
열달동안 배속에 품고 기뻐하고 기뻐하면서 낳은 내 자식이예요.
아무리 힘들어도 아기밥을 안 먹일까봐요.
반찬은 뭐해 먹였냐, 밥은 새로 해서 먹였냐,
밥 먹였다면서 애가 왜 배고파 하냐 정말 먹이긴 먹인거냐...등등.
그렇게 못믿으면 직접 아기 키우지.. 왜 나한테 맡겨놓고 마음에 안ㄴ놓여서 그러나요.
애엄마인 내가 남편때문에 애 앞에서 너무 무력해져요.
내가 자신없어 하는 부분, 그것때문에 고민하고 있는게 있으면 사람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거 알면서도 그걸 가지고 사람을 약올려요.
더 비참해서 아예 일어서지 못하도록 하려는건지...
기운없다는 말도 안하려고 하는데, 어떤날은 나도 위로받고 싶고, 나도 모르게 나올 때가 있어요.
그럼 딱 잘라서 그런말 하지 말래요.
기운없다고 하지 말고, 그냥 죽으래요.
자기한테는 암말도 하지 말고, 조용히 죽어버리래요.
너무 힘드니까 제발 날 더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고 울면서 말해도 소리지르고 화내면서 뭐 하나 집어던지고 발 탕탕 구르면서 걸어서 문 쾅 닫고 나가버려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마디도 걱정하는 말 없고, 다른 여자들하고 비교하고 ... 이렇게 목숨 연명하면서 살고 있네요.
이렇게 비참하게 살 줄은 몰랐는데...
애 낳아준 씨받이 취급 받는거 같고... 애 낳았으니 이젠 퇴물 취급 받고 사는거 같네요.
그렇게 알뜰하게 살았는데도 ... 안그러더니, 뭐하나 사면 얼마줬냐고 꼭 확인하고, 얼마 줬다고 대충 말하면 다시 캐묻고..
이게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힘들고 아플때 서로 도우면서 의지하라고 부부가 되는거 아닌가요.
건강하고 편할 때는 알뜰한 아내가 좋아서 자랑한다, 요리 잘하는 아내가 최고다... 내가 자랑스럽다 별 말을 다하더니..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가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