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술을 잘 못 마십니다.
어쩌다 한잔 마셔봐도 별로 맛도 없고 머리만 띵하고
그런데 좀전에 깡소주를 연거푸 석잔 들이켰어요.
너무 기분이 안좋아서 술기운으로 잠이나 자볼려구.
매주 한번씩 푸닥거릴 합니다.남편과.
벌써 몇주짼가?
주제는 같은 것으로.
어떤 이혼녀가 남편 핸드폰에 번호만 남기고 여러 차례 끊어버린 사건 이후 전 여러방법으로 제 기분을 해소하려고 노력했죠.
바로 지난주 남편은 자길 의심한다고 제가 기분 나빠하는것을 능가하여 더 화를 냈죠.
같이 있기 싫다고 집도 나가고
그러다가 제풀에 서로 지쳐 잠잠히 눈치를 살피고 지내다가
이젠 조용히 넘어가자,그만 닥달하고 나도 이쯤에서 잊고 믿어주자
애쓰며 지냈는데 정확히 일주일 후인 오늘
하필 핸드폰고지서를 받았어요.
그쪽에서만 전화가 온 줄 알았는데
남편도 그 여자에게 전화한 흔적이 있더군요.
한번이긴 하지만 다른 전화로 여러 차례 했을수도 있고
아무튼 횟수는 중요한게 아니고
그만 덮기로 한일이지만 다시 솟구치는 분노를 주체하기 어렵더군요.
남편은 왜 이럴때마다 저에게 이해를 시켜주지 않고 더 화를 내는지
자길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불쾌하다는데 도대체 의심가는 일이 벌어진걸 나보고 어찌 무신경하라는 건지 그 뻔뻔함에 가히 놀랐죠.
솔직히 그동안 너무 지쳐서 그냥 왠만하면 넘어가려 했는데
도무지 평소 남편 성격으로 봐서(너무도 무미건조하며 자존심 강한 도덕군자) 어떤 이유에서라도 전화를 건건 용서가 안되네요.
더구나 불난집에 부채질하는지 남편은 제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시간조차 주지 않고 또 시작이라며 아예 저를 의심이나 한다고 몰아부치니
못 마시는 술이라도 마실수밖에요.
남편은 저하고 정떨어져 안살고 싶대요.
내일을 기다려라,변호사 선임한다,이따위말이나 하며 염장을 지르는데
제입장에선 이혼이란 말을 한적도 없거니와 이혼은 할 생각이 없거든요.
그런데 명백한일로 난 의심도 못하게 하니 너무 열불이 나서 남편을 때리기까지 했어요.제가 남편에게 폭력까지 휘두를 줄 몰랐어요.
정말 그 순간은 남편이 미웠어요.
지금도 밉지만 그래도 결과를 생각하자면 수습하고 넘겨야 하는데
제쪽에서 사과할 이유도 없고 그렇다고 제 분이 다 풀린것도 아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까도 생각해보지만 제자신이 남편에게 받은 배신감은 잊혀지지 않을것 같고 그런 모습을 남편이 안다면 또 난리를 칠거 같아요.
그냥 속으로나 기분나빠해야 한단 말인지.
참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서요.
근데 왜 술을 마셔도 정신은 더 맑아지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