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어머니는 당신네 집안이 *씨집안, *시 가문 하면서
명문가라고 제게 자꾸 세뇌를 시키시네요.
난데없이 남편의 집안(그것도 과거 당신에게 한없는 시집살이를
시켰던 집안) 을 한없이 추켜세우면서, 남편의 집안이 세상 최고의
명문가이고, 뼈대있는 집안인 양 며느리인 제게세 뇌를 시키셔야만
할까요?
또 당신이 하셨던 만큼의 고생을 시키지 못하는게 억울하신가봐요.
저만 보면 말끝마다 과거의 고달팠던 시집살이와 살림살이
얘기들. 지금 너는 참 편하게 사는거다. 당신 시집살이 때는
밥 한톨 주워먹다가 시어머니한테 매질을 당했다는둥, 부엌에서
찬밥 쪼그리고 반찬도 없이 물말아서 드셨다는둥..
그런 얘기를 참 자주 하시더라구요.
옛날에는 명문가일수록 시어머니한테 독한 시집살이를 당했다나요?
그러면서 저더러 세상 정말 잘만난줄 알라고 자꾸 그러네요.
그럼서 시집의 가문이 더할수 없는 명문가이고 시부모의 친구들은
유명한 부자들이고 그렇다나요. 친구들 부자인게 당신들하고 무슨
상관인지?
그럼 진짜루 우리시집이 명문가냐구요? 판단해주실래요?
시할아버지는 일제때 고졸로(당시는 높은 학벌이라죠) 금융권에서
높은 직위에서 일하셨고, 시부의 형제인 큰아버지는 장사하셨고,
작은 아버지도 도매업하셨고, 시부는 이것저것 여러가지 건축업,
도매업을 하셨습니다.
사촌형제들도 다 장사하고 있고, 사촌중에 큰고모네 댁 아들이
대학교수인것을 엄청나게 떠들어 댑니다. 그집 나머지 아들둘은
의사고요.
우리남편도 교수인데 그것이야말로 말할수 없는 엄청난 유세거리에
자랑거리지요.
교수되기전에 박사학위마치고 미국포닥할때부터 교수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정도였으니까요. (일류대였고 남자가 능력이 되놔서 저도
그점은 인정해줍니다.)
근데 심지어는 같이 사업하는 사람들한테도 아들이 일류 박사여서,
아들이 교수여서 사람들이 더 신뢰하고 더 믿어주니어쩌니 제앞에서
하시는 그런 소리가 너무 듣기가 싫더라구요.
아버님이 아들 박사인거 팔아먹고 다니시는것 같아서 싫었죠.
또 저 결혼할때는 시부모가 아들 박사인걸로 얼마나 요구가 대단
했는데요. 그거 들어주느라 우리집 허리 휠 정도였거든요.
겉으로 생색내기 좋아하는 분들이라서요.
솔직히 저는 '박사''교수'소리만 들어도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는것
같아요. 우리 시부모가 유세 떨던게 떠올라서요.
명문가라고 하면 적어도 부모는 물론이고 온가족의 90%이상이 선망
받는 직종을 가져야 하는것 아닌가요?
도매업,장사하는 분들이 부모인데 그런집안을 명문가라고 생각한다는
자체가 저는 이해가 안가네요.
그러면서 당신네는 대대로 학자집안이라고 그러시고.. 남편이 그 학자
의 기운을 물려받아서 교수가 되었다나요. 남편의 조상님중에 학자였
던분이 없고 다만 은행에서 부총재인지 뭔지하는 정도의 직위를 두고
학자라고 부를수 있는건가요? 게다가 정작 시부는 도매업하시는데?
저는 그런 시부모님이 싫은데 어쩌죠? 제발 자중하셨으면...
이번에 추석에 내려가면 또 자기네집 명문가라고 노래를 부르실텐데
되도않는 소리는 정말 기가 질리고 듣기싫어 죽겠어요.
뭐라고 대꿀 해드려야 다시는 그런 소릴 못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