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날씨가 사람 맘을 싱숭생숭하게 하네요.
전 임신 중인데요, 아직 입덧이 끝나지 않아서 좀 괴로운 상태에요.
2달째 입덧 중이라 체력적으로도 많이 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임신하고 너무 힘들어서 다니던 직장도 그만 뒀구요.
(머.. 이거에 대해서는 지금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종일 집에서 먹고자고~를 반복하고 있답니다.
다들 태교가 중요하다고 하시는데.. 요즘 정말 속상해요.
신랑하고 이건 해도 너무하다 싶게 싸운답니다.
결혼하고 2년 반만에 생긴 아이인지라 다들 안 빠르다고 하지만
결혼을 일찍한 편이라서 제 친구들 아직 미혼이구요,
다들 데이트다 대학원이다 정신 없는데 혼자 몸이 불어 있다보니
좀 서럽기도하고 우울하기도 하구... 입덧이 길어지다보니
집안도 엉망이구 컨디션은 말할 필요 없이 망가졌고..
저희 신랑 물론 잘하는 편이에요.
문제는 그걸 자기도 알고 있다는 거지요.
아침같이 일어나서 하루종일 제가 먹을 밥까지 다 준비해놓고
출근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머.. 이렇게만 얘기하면 다들 복에 겨웠다 하시겠지만요..
해주면서도 어찌나 생색을 내는지 정말 맘에 안들어요.
어떻게 해서든지 꼭 고맙다는 얘기 들어야하고,
그 밖에 생활들 예를 들어 자기가 술마시고 새벽에 들어온다든지,
동료끼리 몇십만원 들여 여행을 간다든지,
매일같이 11시 넘어 귀가를 한다든지.. 하는 일에
제가 조금만 불평을 해도 마구 몰아 붙입니다.
자기가 그렇게 애를 쓰는데 잔소리 한다구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산책을 한다던지, 아기 태교 음반을 사러 나간다던지 하는 아기자기하게 신경써줬으면 하는 일들을 혼자 해야 합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저는 저대로 쌓이다보니 매일같이 싸움이구요..
싸우면 남편은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회사도 안나가고.. 도대체 불만이 뭔데?"하고 묻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어디 임신해서 특히 입덧 기간에 자도자도 얼마나 힘들고, 쉬어도 얼마나 몸이 안 좋은지 아시죠?
이래저래 서운함은 쌓이고, 남편은 남편대로 이해가 가는데...
어디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보고 말만하면 불만이라고 자꾸만 몰아 붙이는데...
너무 속상하구...
임신을 해서 자꾸 치사하다는 마음만 쌓여갑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