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이유로, 이혼하려 하는데,
혼자살 용기도, 아이들 두놈도 어찌해야 할 지 몰라
아직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혼을 생각한지 오래 이기에, 하루에도 수십번 싸우고, 싸움은 점점 더 과격해져서, 정말 아이들 교육상 너무나 안 좋습니다.
한번은 남편이 큰소리 지르자 다섯살 짜리 놈이 깜짝놀라 침대 밑으로 숨더군요.
둘째놈은 세살인데, 한살에 아빠와 헤어져 외갓집에서 크느라 아빠 얼굴 전혀 모릅니다. 그놈은 그나마 아빠에 대한 기억도 하나 없는게 안쓰러워 섣불리 이혼 못하고 있지요.
이혼사유중 가장 큰 건, 물론 사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사랑없이 어떻게 마음 붙이고 살아볼까 했지만 남편에 대한 믿음이 전혀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남편은, 결혼하고서 월급한번 제대로 가져와 본 적 없지요.
처음엔 기죽일까봐 아무소리 안했습니다.
하지만 4년이 넘어서자,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지요.
제가 너무 바가지를 안 긁어 정신을 못차렸나 싶어서 그 이후론 좀 뭐라 했습니다. 그랬더니 월급을 꼬박꼬박 가져다 주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다 카드 현금서비스 받은 거였습니다.
그거 수수료 비싼 거 아시죠?
넘넘 기가 막혀서...
대판 싸운다음에, 카드 모두 압수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다시한번 고백하더군요.
사실 이번달 월급도 카드로 긁었다고...
저요, 남편말 못 믿습니다.
이번 달 월급 뿐 아니라 지난 몇개월 월급도 다 그걸고 긁었는지, 아님 월급 말고도 또 다른 얼마를 더 긁었는지 모릅니다.
그토록 화내고 애원하고 설득했는데도 뻑하면 카드로 현금서비스 받는거 정말 싫습니다.
남편 말로는, 저한테 자존심 상해 그랬다고...
하지만 그게 자존심갖고 해결될 문제 인가요.
현실적인 경제사정은 더더욱 안 좋아지기만 하는데...
하는 수 없이 아이들 떼어놓고 제가 돈벌러 다닙니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제 돈 벌어 남편 생활비 용돈까지 대주는 꼴입니다. 경제적 능력 때문에 이혼 못하시는 여성들도 있지요.
저도 직장 갖기 전까지는 그런 여성 중 한명이었습니다.
근데 이제는, 제가 정말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습니다.
특히, 시아버지 회사가 부도나면, 그나마 있는 집한칸 뺏기는 건 물론, 보증섰던 신랑까지 감방살이 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아빠, 물론 필요하지요.
비록 항상 새벽에 들어오고 오자마자 잠자느라 얼굴 한번 제대로 못 보여주는 아빠이지만 그래도 있어야 한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제 겨우 서른 둘인 저의 인생은 이대로 포기해야 하는건가요, 경제적인 궁핍함 속에서...
별거도 생각해 봤어요. 하지만 그래봤자 남편이나 좋지, 자기는 가사와 육아에서 완전히 해방되고, 지금처럼 함부로 카드나 긁어대다가 파산나면, 결국 법적 부인인 제가 다 물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손윗동서는 저에게, 미련없이 헤어지라 하네요.
아무리 봐도, 사람이 너무 못나서 저만 고생 할거라고...
그리고 집안 자체가 경제사정 너무 나빠 더 있으면 저까지 험한 꼴 당할거라고, 이혼해서 그나마 있는 집한칸 유지해서 아이들 키우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이혼을 해본 적 없고, 주위에도 그런 분 없어서 두렵기만 합니다. 장난 아니라는 거 압니다. 하지만 제발 조언좀 해 주세요.
남편이 얼마나 한심한 사람인지, 저희 친정엄마 조차도 이혼을 허락하신 상태입니다.
이혼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혼 후 어떻게 살아가면 그래도 덜 힘들고 외로운지 좀 가르쳐 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