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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칭구 아이가!!!


BY 비데 2002-09-30

높고 맑은 가을하늘 만큼이나 상큼한 아침이지만 제마음은 먹구름이 끼어 님들께 바보같은 제 마음을 전해봅니다. 저는 꽤 내성적인 40대 중반의 아짐입니다.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오랜세월(?)을 살면서도 친구도 몇명 되지 않는답니다. 하지만 우직한성격때문인지 요란하지 않지만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오늘 친구의 조금은 얄미운 이기심과 저의 우유부단함때문에 속이 상하네요.친구딸이 악기를 전공하기위해 어릴때부터 바이올린을 하고 있답니다. 악기하는데 돈 장난아니게 들어가나봐요. 거기다 친구가 좀 무리를 해서 집을 구입하게 되었어요. 남편혼자 벌어서 생활이 힘들다고 웅진에 들어갔데요. 며칠전에 전화가 와서 정수기나 비데나 공기청정기중 하나를 사달라고 하더라고요. 전 생활하면서 아직 이런 물건들의 필요성도 못느끼고 살았고 또 좀은 고가이기에 다음에 내가 필요하면 꼭 살께하고 웃으며 넘겼습니다. 어제 전화가 와서 9월 마감일이 다되었는데 아직 한건도 못했다면서 상품설명까지 쫙~~~해가면서 자꾸 하나 구입해라는 겁니다. 끈질기게 부탁하니 거절하기 참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찜찜한 기분으로 비데를 구입했어요. 물론 친구가 어려울때 제가 도움이 되면 좋은 일이지만 필요성도 거의 못느끼는 상품을 그것도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구입하고나니 제가 바보같이 느껴지는게 영 그렇네요. 남편도 남이 부탁하는일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몇번 이런상황이 있은후 제가 남편한테 딱 부러지게 못한다고 짜증도 많이 냈거든요. 아내가 그런성격이면 남편이라도 안그래야할것아니냐면서....친구가 부탁한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니 더 화가 나요.몇년전에 화장품하다고 해서 평생한번 써보지도 못한 고가의 제품을 한번구입했어요. 그때 처음이니 친구덕에 고가의 화장품한본 써본다면서 남편한테 얘기했고, 그다음엔 또 보험한다고 해서 우리아들 가입해있던 보험 해약해가면서 친구한테 보험 들어줬어요. 그런데 이번에 또 이러니 슬그머니 화가나요. 나이가 이토록 들도록 딱부러지게 제소신껏 행동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밉습니다. 평소에는 먼저 전화도 잘안하면서(친구는 서울,저는 지방에 살거든요) 자기가 필요할때만 전화하는게 얄밉기도 하구요. 한편으론 내가 친구를 위해 이정도는 할수있다고도 생각하지만 마음한구석이 허전한것은 왜일까요. 이왕 구입한 비데 화창한 날씨만큼 룰루랄라 즐거운 마음으로 사용할수 있게 님들 저의 마음을 좀 달래주세요.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