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랑은 직업이 특별해서 일요일날 그런거 없이 일하곤 했다.
근데 요새는 그나마 일요일날은 챙겨서 쉬고 있다.
그렇지만 그 일요일조차 아무런 일 없이 지나가버렸다.
그 흔한. 외식도 산책도 없이 나는 책보고 신랑은 컴퓨터로 작업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갑자기 너무나 울적해졌다.
사람사는게 너무 별게 아니구나.
월요일이 되고 또 나는 식사준비와 청소. 그외 집안일.
쇼핑이나 번화가를 배회하는 일로 소일을 할 내 모습이 그려졌다.
평화롭고 단란하고. 최소한 싸움은 없는 부부의 모습이다.
그런데도 김빠진 콜라처럼 싱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멀까?
요즘엔 가끔 외롭다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이 없으면 못살것만 같고. 하루라도 못보면 보고싶던 그 열정
은 어디로 가버린 것인지. 봐도 그냥 시들시들.
이렇게 싱겁게 먹고 자고 집안일. 뒷바라지 해주려고
그렇게 많은 희생을 하면서 함께 산단 말인가? 하는 생각조차 든다.
나도 사랑받고 싶다.
내가 그가 좋아하는 일, 음식, 취향. 기타등등 그에 대해서 자상하게
배려하는 것처럼 그에게서 나도 그렇게 사랑받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산책. 나들이. 이런것들 부탁하고 애교떨어서가 아닌
그도 좋아하는 일로서 공유하고 싶다.
몇일이 가도. 몇주가 가도 몇달이 가더라도 사람많은 곳은 제발로
찾지 않을 그사람. 조용하게 집에서 내가 깍아주는 과일 먹으면서
커피 마시면서 나한테 안마나 받으면서 평~생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남자.
며칠전까지만 해도 평화롭고 따뜻하던 그런 분위기가 왜 갑자기
이렇게도 지겹고 짜증나게 느껴질까??
언제나처럼 퇴근종이 땡치면 득달같이 달려올 내남편.
밥 먹고 차마시고 과일먹고. 쫑알쫑알 떠드는 내 얘기 들어주고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하다가 내가 안마해주면 금방 코곯고 자다가
다시 밥먹고 출근하는 내 남편.
재미없는 사람..
술도 밖에선 가뭄에 콩나듯 먹고. 바람도 안피고. 노름도 안하고.
사치도 안하고. 시댁에 가기도 귀찮아하고.
그저 나랑 둘이 있는것만 좋아하는 남편.
변함없는 일상에 숨이 막힌다. 내 남편은 그걸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