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참 열심히 살려고 애써왔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너무 힘이 들어서 그냥 이쯤에서 끝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때문에 그러면 안되는데 , 오늘은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는 결혼한지 7년쯤 ?獰楮? 근데 맘이 편하게 지낸 날은 1년도 안 될 거예요. 처음 결혼할 때 신랑은 학생이었어요. 저는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요. 신랑이 졸업할 때 IMF가 왔어요 . 그래서 취직을 못했죠. 1년 쯤인가 그렇게 지내다가 조그만 회사에 취직을 했어요. 6개월 만에 잘렸고요. 여러번 다른 회사로 옮겼는데 거기서도 얼마 있질 못했어요. 회사에서 나올 때마다 이해를 못할 행동을 해요. 이번에도 그런데 점점더 심해지네요. 술을 많이 먹거든요. 카드 연체에, 둘째 아이가 태어날 쯤에는 병원비하려고 모아두었던 돈까지 들고 나가서 마셔댔어요. 언젠가는 월급 탄 돈을 다 들고 나갔구요. 들어와선 잠깐은 조용하다가 또 그래요. 얼마전에는 술 때문에 중환자실까지 갔었거든요 . 그래도 변함이 없어요.
요즘은 학교 중간고사 기간이거든요. 그래서 엄청 힘들어요. 낮에 1시쯤 출근해서 집에 오면 새벽 2시가 되거든요. 8시간을 쉴 틈없이 수업을 해서 그런지 목소리가 이상해졌고, 자다 일어나면 몸이 아파요. 저녁 9시가 넘으면 무릎이랑 발바닥이 아프거든요. 안 그래도 내가 왜 이러구 살아야하나 자꾸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제 또 집을 나갔어요. 예전엔 다음날 낮이라도 들어오더니 오늘은 전화도 없어요.
어딜가서 뭘하는 건지 이젠 궁금하지도 않구요. 남들처럼 이혼을 할까 그게 아이들한테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지금 아이들은 제가 돌볼 수가 없어서 큰 아이는 친정에, 작은 아이는 시댁에 맡기고 있는데요 . 식구들끼리 헤어져 사는 게 너무 속상했거든요. 특히 자매가 항상 그리워만 하는 것이 너무 불쌍했구요.그런데 이혼을 하면 시댁에 작은 아이를 그냥 맡길까봐요. 좋아하기도 해 주시고 둘씩이나 저는 자신 없거든요.
근데 이혼을 생각뿐이구요. 들어만 오면 받아주게되요. 그러지 말라고 화만 조금 내구요.내가 생각해도 자신이 한심해요. 왔다고 다 받아주는 그런 바보가 어디있겠어요. 그래서 그런지 점점더 심해져요. 어젠 파김치가 되서 새벽에 집에 와보니 편지 한 장 없이 집이 텅 비어있었어요.그러더니 지금껏 전화 한 통 없어요. 제가 항상 받아 주니까 점점더 심해지는 걸까요? 아니면 바람이라도 난 걸까요?
더 용서하면 안 되겠죠. 용기를 내서 어렵더라도 끝을 보아야겠어요. 사실은 이 글을 쓰기전엔 죽고싶다는 생각밖에는 없었요. 다른 사람들이 사는 것을 보면 쉽게들 사는데, 신랑이 돈 벌어오고 그 돈으로 알뜰살뜰 살림하고 가족들이 모두 모여 행복하게 사는데 왜 난 그런 평범한 생활이 어려울까 하고 속이 상했거든요. 그래도 아이들 생각해서 나라도 내자리를 지켜야한다고 기를 쓰고 있는 자신이 불쌍하게 생각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힘든 생활을 그냥 접고 싶었는데 그런 자기 파괴를 하지 말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과 저 자신을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