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편들처럼 저의 남편도 술자리가 많은 편임다. 근데 워낙 술도 좋아해서 확 돌때까지 마시고 와서 한 달에 서너번은 새벽 4시퇴근이구요, 눈동자는 풀려있고, 어디선가 넘어져 다쳐와선 아픈지도 모르고 자구요, 얼굴과 몸엔 붉은 반점이 떠 있고, 한 3시간 자고는 또 출근합니다. 아버님이 알콜 중독으로 한 7년 실어증에 자리보존하고 계시다 재작년 작고하셨는데, 참 눈앞이 캄캄해요. 겁도 나고 들어올때까지 화가 치밀어 두통에 구토에... 안 그럴려구 해도 잠이 안와서 날밤을 지샙니다. 글쎄 열쇠구멍에 열쇠도 못 끼워넣더라구요.
그래서 어제는 문 밖에서 덜그럭거리는 그를 보고, "열고 들어와!"하고 기다리고 서 있었지요. 그래도 시어머니는 "얘, 그래도 어디 아픈데는 없잖냐" 하시고. 앞날이 훤히 보입니다. 결혼 6년에 아이도 없고, 아기라도 있으면 하루종일 치닥거리에 지쳐 남편들어와도 모르고 잔다더만, 전 그것도 아니고, 수면제라도 처방받아 자고 싶더라고요.
잠 못 자는거, 그거 고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