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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 하네요.


BY 돌맞을까? 2002-10-10

미국에서 사는 아줌마예요.

요즘 몸도 정신도 모두 별로 안좋은 상태예요.
남편, 아이, 나 밥 세끼 챙기는 것도 버거울 만큼 기운도 없고, 몸이 하여간 좋질 않네요.
그런데 얼마 안 있으면 시부모님이 오시거든요.

미국은 초행이신데, 가난하신 분들이라서 비행기표 보내 드려요.
우리도 넉넉하지는 않아서 오셔서 여행 시켜 드릴 수는 없을거 같구, 미리 비행기표값만 해결을 해 보겠다고 말씀 드렸거든요.
미국에 오고 싶어하셨어요. 평소에.
비행기값이 만만치 않아서 미루다가 표만이라도 보내드리고, 오시면 우리집에 같이 계시면서 아이도 좀 봐 주시고, 그동안 난 병원에도 좀 다니고, 그냥 평상시에 마트에 가는거 같이 다니고, 주말에 공원 같은데 나가고...
한군데 정도 시간내서 같이 한 이박삼일 정도 다녀오고 그러면 되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전.

아침부터 저녁까지 반찬 제대로 갖추고, 밥 세끼 차리는거 너무 스트레스 받을거 같다 했는데, 남편이 어머니가 도와주실거라고 너무 큰 걱정 하지 말라고 그래서 마음 놓고 있었죠.

근데 웬걸??
몽땅 혼자만의 착각이네요.

내가 돈이 여의치 않아서 비행기표만 이래저래 준비해 보내드리는 거니까 여행 하시는건 마음 접으시라고... 돌려서 돌려서 말씀을 드렸건만.
전화로 하시는 말씀 가만 들어보니까 와서 여행하고 구경할 생각만 하시는 거예요.
집안 살림도 ... 어머니를 부려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아니고, 숟가락까지 앞에 놔 드려야 식사 하실 정도면 지금 내 상태에는 넘 무리라고 남편에게 말했는데... 남편왈 어머니가 예전같지 않아서 ...라고 하는거 있죠?
우리 어머니 65세인데요.
원래 게으르고 아무 일도 안하시려는 분인건 일찌감치 알지만...

남편의 반응과 어머니의 생각을 듣고 나니까 가슴이 꽉 막히는게 미치겠네요.
10월 중순에 오셔서 여기서 겨울 나시고 봄에 들어가시라고 하려고 했었는데, 만약 여행 안시켜 준다고 퉁퉁 거리시고, 숟가락까지 식탁앞에 딱 대령해 놓고, 삼시세떼 더운밥 해서 밥 차려야 하면 나 그동안 생병이 나서 ... 병원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들어누울거 같은데..

어떻게 하죠?

그러니, 시부모님은 와서 구경이나 하고 며느리가 차려주는 따뜨한 세끼나 먹으면서 쉬다 와야지 하고 생각하고 오시고, 것도 한푼도 가지지 않고 오실건데... 돈쓰고 몸 상하고..

기분좋게 해 드려야지 하고 맘을 다잡아 먹고, 다잡고 하긴 하는데.

우리는 오시면 아이 좀 봐 주시고, 난 그동안 병원에 좀 다니고, 세끼를 내가 하더라도 어머니가 일을 좀 나눠서 적당히 좀 도와주시면 좋겠다 생각하는데....반찬도 좀 해주시고, ..
그리고 무엇보다 난 부엌에서 일하는데, 뭐 가져와라, 뭐 먹자..말로만 쉬었다 해라, 조금만 해라 그러면서 티브이 보면서 당신들끼리 하하호호 하는거 못참을거 같은데...

후~~~ 난 시부모님 모실 성격은 아닌가봐요.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한게 죽겠어요.
같이 사는 여자들도 있는데, 한 6개월 못 참으랴... 하면서도
우리 어머니 내가 아이 맡기고 병원 다니면, 놀러 왔더니 구경은 안시켜주고 애맡기고 지 볼일만 본다고 얼마나 시큰둥 사람 눈치를 보게 만들까 ... 벌써부터 가슴이 죄어오네요.

아버님은 화통(?!)하신 성격에 왜 여행 안보내 주냐고 아들 없는 사이에 나만 붙들고 소리 소리 지를게 뻔하고 (전에도 잘 그러셨거든요)
뱅기값만 3000불 가까이 되는데, 여행 한번씩 보내드리려면 기본이 1000불도 우습죠. 남편은 바빠서 같이 돌아다니는건 상상도 못하고..설사 안 바쁘다고 해도 같이 돌아다닌것도 만만치 않거든요.

6개월동안 어딜 그렇게 많이 보내드릴 수 있겠냐 이거죠.
오는 사람 생각 다르고, 우리 생각 이렇게 다르니
분명히 해두지 않으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나만 죽어나게 생겼는데... 남편한테 잘 말씀을 드리라고 해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안하고..

가뜩이나 터무니 없는 기대를 해서 번번히 자식들에게 배신(?)당하는 우리 어머니, 이번에 얼마나 큰 기대로 우리에게 배신(?)당하시려는지 그 꿈을 좀 현실적으로 조정해드릴 필요가 분명히 있는데... 이 남편이란 사람이 그걸 안하려고 버티니...결국 내가 해야 한다는 소린데, 그러니 아들은 착하고 며느리는 못된년이 될거구.
어차피 없는 집에 시집오면 죄인 되는거란걸 알고 있지만, 결국 오시면 몸바쳐 효도(?)해야하는건 내 몫인데, 당신들 돈 없고, 당신 아들 돈 없는 죄값을 고스란히 내가 떠맡아야 하는 일이란...

오셔서 6개월 계시라 한 것도 내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이건만 당신 아들 입을 통해 들으셨으니 아들 착하다 하시겠죠.
내 머리 쥐어 뜯고 싶네요.

난 나 일하고 있는데, 시켜먹으면서 가만히 앉아 받아먹기만 하는 사람 잘 못보는데, 하루 삼시세끼 차릴 일에 명치끝이 답답해 오네요.
6개월을 어떻게 버틴데요?
몸도 안좋은데, 내 몸 안좋은거엔 원래 관심도 없으시니 아프거나 말거나 당신들 알바 아니시고.

솔직히 한 일 주일만 계시다가 후딱 가셨으면 좋겠네요.
일주일이면 세끼 정성껏 챙겨드릴 용의 있는데.....

한평생 같이 사셔야 하는 님들께는 죄송합니다.
그러나 6개월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나중에 모셔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르지만, 그것만큼은 절대 못한다고 완강하게 버틴터라 남편이 그 부분만큼은 지금 뭐라 말 못하지만...(우리 시부모님께서 우리 남편을 너무 의지하시거든요. 장남이 아닌데도 ....뭐 문제가 생기면 한국에 있는 자식들 놔두고 미국까지 국제전화 걸어서 상의하시는 분들이예요.
한국에 잇는 자식들한테는 한마디 상의도 안하구요.
그 부분도 아주~~~~ 가슴 답답한 부분이예요. 남편 없을 때 나만 앉혀놓고 나중에 같이 살아야 한다고 세뇌교육도 여러번 시키셨죠.
당신들은 우리 남편이 제일 좋아서 꼭 같이 살아야 한다나요????)

실은 오늘 시어머니한테서 한통화 전화를 받았는데,
내가 받으니 아들 바꾸라고 하시더군요.
아들하고 20~30분을 속닥속닥....그러더니 나 바꾸라는 말도 없이 끊으시더군요.
무슨 큰일이 났나 했더니, 별것도 아닌일 가지고, 한국에 있는 잘 사는 다른 자식들하고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굳이 국제전화를 걸어서(찢어지게 가난한 분들이라서 국제전화 오면 바로 끊고 우리가 다시 걸어드려야 한답니다) 우리 남편하고 상의를 하시는거 있죠?
그러면서 우리 남편보고 전화로 문제 해결까지 해 달라고 부탁 하시는거예요.

물론 자식이니까 전화로 상의도 할 수 있고, 이야기 할 수 도 있지요.
그걸 이해 못하는게 아니라, 다른 자식들한테는 안되는 상의가 왜 남편하고만 되냐 이거예요.
것도 같은 한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멀리 타국에 나와 있는데, 굳이 국제전화까지 걸어서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를 하셔야만 하시냐 이거죠.
오시면 밥은 나한테서 얻어(?)드실거면서, 나한테는 일언반구 한마디도 없이, 몸은 어떠냐든지, 안부도 없이 아들 바꾸라고 해서 아들하고만 속닥속닥 이야기 하시다가 바꾸라는 말도 없이 전화를 끊고 말이죠.

그러니 내 몸도 비리비리 한데, 돈들여 오시라하고, 손가락도 까딱 안하고 누워 계실 양반들 이뻐서 흥얼거리면 기쁘게 밥차릴 수 있겠냐 이거예요.
6개월동안.

또 못해봐요.
한국에 돌아가서 평소엔 상의 한마디도 안되는 자식들 불러모아놓고 얼마나 내 욕을 하시겠냐 이거죠.
원래 내 앞에서 호호 하시면서 다 이해한다 그러시곤 뒤로 다른 며느리들 붙들고 내 욕 엄청 하시거든요.
자식들끼리 그것 때문에 사이도 안좋아요.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미치겠어요.
어쨌든 지금 가슴속이 답답한게... 아휴~~~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