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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전쟁


BY 촌닭 2002-10-11

어제 시골살이 글 올린 사람입니다.
답글 달아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어떤 님이 조언해 주신대로 농사 종류를 좀 줄이려고 합니다.
내년부턴 논농사는 안짖고 쌀 사먹으려구요.

오늘도 아침부터 어제 털다 만 은행을 털러 갔습니다.
아기는 시엄니한테 맡기고 가려고 아기델고 시엄니한테 갔는데
아기가 오늘은 기분이 별로인지 할머니한테 안 가려고 합니다.
그랬더니 이 노친네 한다는 말이, 지 애미가 할미한테 가지 말라고 시켜서 그렇답니다.
내원참~ 이제 돌지난 아이가 뭔 말을 알아듣는다구...
우리 아기가 낯가림이 좀 있거든요.
그런데다 어제 하루종일 떼어놓았더니 오늘은 안떨어지려고 하네요.
그래도 억지로 아이를 떼어놓고 일을 하다 중간 젖 먹이려고 왔는데
아기가 과자를 먹고 있더군요.
시엄니가 조그만 구멍가게를 하고 계시거든요.
규모는 작지만 몫이 좋아 그래도 제법 장사가 잘 돼요.
그래서 아기가 가면 과자 하나씩은 얻어 먹지요.
근데 오늘은, 팔아야 너 먹이고 나면 남는거 하나도 없다고 아이한테 그러는거 있죠.
사실 커피 자판기 애아빠가 다 수리해주고, 청소하고, 내용물 보충하고 하거든요.
여름이면 음료냉장고에 음료수 시원하게 넣어두려고 하루 두번씩 나나 애아빠가 음료수며 술이며 챙겨 넣구요.
시엄니는 허리가 아파 걸을때도 지팡이 짚고 겨우 걷거든요.
무거운 술박스 들어나르면서도 군소리 한번 안했는데...
그리고 시엄니 병원이라도 가는 날이면 가게도 봐주고,
아파서 혼자 못 있겠다고 하는 날이면 가게 보며 병수발도 다 들고 했는데...손녀딸 먹는것이 아까워 그러지 뭡니까.
하긴 우리신랑이 뭐 하나 집어먹어도 돈 내놓으라며 난립니다.
그래서 돈을 주면, 넌 벌어서 이런데다 다 쓰냐며 도로 내줍니다.
오늘저녁에는 세탁세제가 없어서 시내대형마트에 가서 사왔습니다.
근데 딱 그때 시엄니한테서 온 전화를 신랑이 거짓말을 못하고 세제사러 왔다고 했나봅니다.
-하루에 시엄니한테서 신랑 핸폰으로, 또 집으로 전화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정말 50번은 옵니다. 시엄니 혼자 살면서 전화요금이 한달에 오만원이 나오죠.-
난리가 났죠. 가게에 다 있는거 그냥 갔다 쓰면 될걸 산다구요.
돈도 많다구요. 그러면서 저러더 서방 들골 빼먹는다는거 있죠.
근데요. 시엄니한테 사려면 사실 비싸게 사야하고, 사면서 돈을 주면 저더러 남같이 군다고 정없다고 하고, 돈을 안주면 왜 내껄 날로 먹으려고 하냐면서 사람 속을 뒤집습니다.
어떻게 하더라도 비위를 맞출수가 없으니까 언제부턴가 차라리 싼 마트에 가서 사자, 이렇게 되더라구요.
일 하다가도 점심때가 되면 집에 오는데, 하우스가 시엄니 집 옆에 있는지라 그냥 지나치질 못합니다.
시엄니가 혼자 밥 먹기 싫다고 잡으면 노인네 혼자 무슨 맛이랴 싶어서 몇 번 같이 밥을 먹은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나중에는 제가 쌀 다 먹었다고 쌀 사노라는거 있죠.
그래서 쌀 한포 사드렸더니 왜 내가 사준 쌀을 먹느냐면서 도로 돌려보내더라구요.
그래서 결국은 시누가 산걸로 해서 보낸적이 있어요.
이러니 제가 어떻게 그 뜻을 맞추고 삽니까.
며느리가 셋이 있어도 아무도 그 뜻 안 받고 결국 막내인 제가 가까이 있으면서 온갖 나쁜소리 다 듣고사는데...
나이가 74이나 되셔서 혼자 가게도 못 볼 정도로 힘든 양반이,결국은 앓아 누우면 제 차지가 되는거잖아요.
그래서 가게도 달라고 했습니다. 한달에 20만원씩 드린다구요.
그랬더니 저희 식구들이 가게꺼 다 집어먹을것 같아서 돈 벌기보단 망할것 같아서 못 준다나요?
오늘도 일하는데, 이것들이 일은 제대로 하고 있나 또 슬그머니 와서 감시를 하더라구요.
제일을 하면서도 이렇게 일일이 간섭을 받고 하니 정말 싫습니다.
정말로 시엄니만 없어도 농사일에 재미 붙이고 할만해요.
농사일도 나름대로 재미는 있거든요.
근데 사사건건 시엄니가 간섭을 하니 어떨땐 정말 미쳐버릴 지경이라니까요.
그 돈 벌어야 내가 먹는거 아니다. 다 늬들 잘 살으라고 그런다, 하면서 간섭하는데 정말 말릴 재간 없습니다.
신랑이 며칠동안 농사 팽개치고 노인네 전화도 안받고 버틴적이 있는데, 제가 오히려 몇달동안 그 뒷감당을 해야 했습니다.
만나기만 하면 잡아먹으려고 하더라구요.
2년동안 여기와서 살면서 시엄니땜에 자살을 결심한게 두번이나 됩니다.
정말 그때 제 옆에 집주인 아주머니가 없었더라면 혼자 나가서 죽었을 겁니다.
이런 제가, 시엄니가 좀 많이 아프기라도 하면 차라리 지금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게....벌 받겠죠?
작년겨울에도 많이 아파서 곧 죽는다고 했었는데 며칠 있으니까 또 멀쩡히 일어나더라구요.^^
매일매일 일터가 거기라 얼굴 안 부딪칠수도 없구, 얼굴만 봐도 오만정이 다떨어져 같이 밥 먹는것조차 소화도 안 될 정돈데...
제가 마음이 나빠서 그렇겠죠?
오늘도 시엄니하고 속상했던거 생각하며 노인네 얼른 죽지...하고 바라기도 한답니다. 저 넘 못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