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시모생신이예요
새벽에 지방출장을 다녀와서 지금 이시간인데
딸도, 동서도 아무도 안와서 썰렁하네요
다 집에 있는 사람들인데...
오늘 하루종일 밖에서 떨었더니 오한이 들고
머리가 아파 도저히 생일상 준비할 기운도 없고...
시집와서 시부모와 같이 살아도 이런 기대해본적 없는데
오늘은 정말 싫으네요. 내 상황이...
결혼한지 10년 되도록 이런 생각은 해본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생신상 준비하고 싶지 않네요.
그러면 무지 나쁜거겠죠?
우리시댁 모두 통털어 직장 다니는 사람은 나하나뿐이고
신랑은 자영업이라 늘 오후에 일을 많이하죠.
물론 시누, 시동생, 동서 들 다 집에 있죠.
시부모 모시는것은 당연하고, 큰일 치룰때, 아플때
모두 나만 바라보고 있죠.
아침에는 늘 나만 깨어 출근을 하죠.
우리시모 같이살아도 내생일날 미역국 한번 끓여준적 없고
시부생신날, 명절날, 무슨 이름있는날 나 퇴근때까지 시장한번
본적없고
뭐든지 돈들어가는일은 다 내몫으로 남겨놓고...
결혼할때 받은거 하나없는건 그럴수 있다고 생각해요.
바란적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시부모가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 원망해본적은
잠깐이었고, 너무도 매사 대접받는것만 당연하게 생각하는것이
너무 원망스러워요. 마음으로 전혀 가족이라고 생각이 안들
정도로요...
우리아이 냉장고에 음식 상해서 버려도 만들어서 먹이는적 없고..
오로지 매일 계란후라이...
저녁밥은 당연히 내가 퇴근해서 내가 먹여야 된다고
야근하는 날도 9시든 10시든 기다리게 하고...
이부분은 아이가 입이 짧아서 먹으려 하지 않아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늦게 야근하고 퇴근해서 아이 밥 안먹었다고 하면
왜그렇게 속이 상한지....
아이 씻기는거 그건 엄마일이라고 남겨놓고...
하기야 갓난아기때 한여름에도 낮에는 목욕안시키고
꼭 내가 퇴근할때까지 기다려서 했으니...
결혼초에 따로 산적이 있는데 시부생신날 갔더니
라면을 끊여주었던 시모...
당신생신때는 뷔페해서 해주기 바라고 당신 피붙이들만
챙기는 시모... 시모형제 8남매, 부부동반에 자식들까지
한번생신때마다 평균30명..
내일 생신상 준비 안해놓으면 끝장이겠죠?
시이모, 시외삼촌, 시외숙모, 시누, 시동생, 동서
다 날 이상하게 보겠죠? 아주 못된 며느리라고요...
밤을새서라도 해야겠죠?
하지만 안하고 싶어요... 내 본심이예요.
내 본심대로 살고 싶어요.
도리에 어긋나서... 마음에도 없이 내속이 시커멓게
??어도 하는거 이제는 정말 싫다못해 징그러워요.
여기에서만이라도 내 본마음을 알리고 싶어요...
신랑에게도 말못하는 내 본심을요....
내일 또 일찍 출근해야 하는데...
우리 친정엄마 생신을 이렇게 신경써서 죄책감이라도
단 한번 느꼈으면 덜 할것같은데...
돌아가시기 전까지 단 한번밖에 차려드리지 못했어요.
그것도 아주 간소하게... 돌아가시던 해 였어요...
왜 그랬는지... 땅을 치고 싶어요...
지금 10시45분이네요...
점점 일을 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요.
이대로 하루가 건너뛰어 넘어갔으면 좋겠어요....
우렁이 각시라도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