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57

교사라서?


BY 여교사 2002-10-26

오늘 0교시 보충수업을 하다가 학생들이 질문을 한다.
선생님....선생님 촌지 받아보셨어요?
짜식들...어지간히 수업하기 싫은 모양이다.
아니...답했다.
전부 날 이상한 눈으로 본다.
진짜 없다....이제 야유도 나온다.
왜 그럴까? 진짜 없다는데.....
선생님 월급 얼마받아요?
200만원 좀 안된다.....아이들...우와....
많다는 뜻인지 적다는 뜻인지....많다는 뜻인거 같다.
뒤에 나오는 말이 더 가관이다.
그거 우리 등록금으로 주는 거지요? 뭐 그리 많아요?
에구...난 경력 8년에 1급 정교사 월급으로 좀 적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수업 마치고 곰곰 생각해 봤다.
학부모에게 뭔가를 받은 적이 있다.
전에 시골학교 있을 때...달걀 한 판...농사 지으신 포도 한박스...달걀은 몇개 깨져 있었고 포도는 많이 담으려고 누르셔서 터진게 많아 씻으며 웃고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랑 나눠 먹으며 그 마음에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지금...
중소 도시로 옮겨 오고 나서는... 박카스 두 박스...
아....받긴 받았구나.
그게 촌지였나?

그러고 보니 어제 애 일찍 재우고 남편과 맥주 한잔 하려고
수퍼에서 맥주를 두병 샀다. 멋 부리면서 병째 먹어보려고 좀 비싼 카프리를 샀다. 맥주 티가 좀 많이 났나?
아파트 입구에 컴컴한데도 아이들 데리고 나와있던 동네 분들 입에서
선생도 술먹나?
하는 우스개 소리가 나왔다...선생은 사람 아닌가요? 웃어주고...

오늘 아침 학생들과 얘기를 생각하면서 곰곰 떠올려보니
아....
교사를 보는 눈이 그런 거구나....

오...
저 밑에 보니 교사 박봉이라고 징징거리지 말라는 글도 있네....
음....나도 교사라서 그런가?....

내가 받기만 할 줄 알고 불합리하고 권위주의에 빠져 있으며 학생들을 짖밟고 기타 등등의 교사인가?
에구....아침나절부터 회의가 드네....